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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사회적가치연구원 나석권 원장이 전하는 이야기

SK사회적가치연구원 나석권 원장이 전하는 이야기

 

선배님께서는 어떤 학부생활을 보내셨나요?

사실 1~2학년은 거의 수업을 듣지 못했어요. 민주 항쟁으로 인해 수업을 거의 안 했거든요. 성적도 시험을 보지 않고 대부분 심층 리포트로 매기곤 했어요. 그러다 보니 저학년 때 수업을 많이 못 들은 것에 대해 약간의 아쉬움이 있어요. 그러고 이제 3~4학년이 되어서 서서히 수업을 찾아 듣기 시작했는데 기업경영이라는 Micro 분야보다는 국민 경제, 국가 경제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4학년 때 행시를 한번 봐봤는데 당연히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으니 떨어지고 그 꿈을 이어가기 위해 행정대학원에 석사 과정을 밟으러 입학했죠. 

학부시절 기억에 남는 수업이 있나요?

아직도 제 기억에 남는 수업이 두 개가 있어요. 첫 번째는 바로 조동성 교수님의 국제경영학이라는 수업인데 제가 학교 다닐 당시 대한민국은 OECD 국가가 아니었어요. 그렇기에 그 수업에서 국제라는 말을 거의 처음 들었고 글로벌에 대한 마인드를 심어준 소중한 수업이었어요. 두 번째는 김원수 교수님의 경영학원론 수업인데 수업 내내 기업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고 패러다임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하셨어요. 세상을 바꾸는 패러다임, 원리, 세상이 돌아가는 프레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등등이었죠. 이 수업은 제가 공직 생활 당시 정책을 수립할 때 그 정책 내부에 담긴 철학에 대해 고민하게 해준 수업이었죠. 

석사 과정 후 현재 SK사회적가치연구원장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여쭤보고 싶습니다.

행정대학원 석사 과정을 수료한 후에는 제가 행정고시를 붙게 되었습니다. 행정고시의 여러 분야 중 재정과 금융에 관심이 있었기에 재무부로 들어갔어요. 근무는 총 25년 했는데 근무 중에는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하려 노력했어요. 국비 유학생으로 미주리 주립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밟았고 청와대 근무, IMF 근무, 뉴욕 재경관 업무를 했었죠. 미국에서만 총 10년 근무했던 것 같네요. 이렇게 공직생활을 하다가 SK그룹에서 제의가 온 것이었어요. 그때 생각했던 것이 국민 경제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행시를 선택해서 25년간 근무를 해왔는데 실제로 국민 경제를 이끌어가는 경제주체가 기업이고 경영학과 출신인데도 기업을 경험하지 않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제의를 수락하고 SK그룹 내의 SK경영경제연구소에 들어오게 된 거죠.

 

 

그렇다면 이제 원장님의 업무와 관련하여 SK사회적가치연구원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여러분들 다 「극한직업」 이라는 영화를 보셨겠지만 저희 연구원의 모토는 ‘지금까지 이런 연구원은 없었다.’에요. 지금까지 사회적 가치에 대해 연구하는 연구원은 아마 없었을 거예요. UN이 정한 17개의 SDG(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개별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원은 있지만 사회적 가치 전반을 연구하는 연구원은 없죠. 그런 의미에서 좀 독특한 연구원이죠. 

저희는 크게 “측정”과 “인센티브”를 중심으로 연구하는 연구원이에요. 한 기업이 얼마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지 측정하고 그것을 어떤 인센티브를 통해 더욱 늘릴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한다고 보시면 돼요. 피터 드러커라는 분에 대해 들어보셨을 거예요. 그분이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라는 말씀을 하세요. 경영학은 관리의 학문이고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측정되어 수치화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재무적 가치를 측정한 것이 바로 재무제표인 것처럼 말이죠. 따라서 저희는 사회적 가치를 재무적 가치처럼 수치화한 후 많은 경제주체들이 더 많은 사회적가치 창출에 동기부여되도록 하는 인센티브를 찾는 것이 주 업무라 할 수 있겠어요.

오늘날 기업을 경영하는데 있어서 ESG는 어느 정도 중요성을 가진다고 보시나요?

오늘날의 사회문제는 기하급수로 늘어가고 있지만, 우리의 문제 해결 능력은 산술급수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말은 곧 사회문제의 증가 속도를 해결 능력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 볼 수 있겠죠. 과거에는 사회적 문제의 해결을 정부가 주도해서 했지만 이제는 정부가 모든 사회문제를 커버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하게 기업들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고 있고요. 최근 다보스 포럼이 다보스 매니페스토Ⅱ(2020)에서 “회사”의 정의에 대해 이렇게 언급하였습니다. “Company is more than an economic unit.”으로 말이죠. 이제는 ESG 추구가 기업에 있어서 부수적인 것이 아니라 또다른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영자들은 이를 실천하기 위해 어떤 경영 방침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나라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던 새마을운동 시기에 가장 중요한 정신이 있었습니다. 바로 ‘4H 정신’이죠. 4H란 바로 Head, Heart, Hand, Health를 의미합니다. 경영자도 바로 ESG를 4H의 측면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ESG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이해하며(Head), 진심으로 공감하고(Heart), 구성원들에게 전달되어 그들의 행동도 변화되어야 하며(Hand), 회사 전체가 이를 실천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합니다(Health). 친환경인 척하는 Green-Washing 등은 절대 안 되는 것이죠. 단순히 CSR, 기부 등을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ESG를 고려하도록 바꾸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광범위하게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영학과 학부생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제가 중학교 때 기독교 학교를 다녔어요. 그때 목사님의 설교 시간에 한 목사님이 올라오시더니 “Boys, be Ambitious!”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당시에 처음 들었던 말이었고 제가 마산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마산 합포만에 안주하지 말고 태평양을 바라보며 노력하라는 말을 해주시는 거예요. 큰 뜻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라는 것이었죠. 이 말을 두고두고 새기고 인생을 살면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항상 ‘나의 야망’이 뭔지에 대해 생각을 하고 결정을 했던 것 같아요. 여러분도 현재가 아닌 더 큰 미래를 보면서 As is 보다 To be를 위해 자신의 야망을 실천해가는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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