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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룸투자자문 조세훈 대표와의 특별한 만남

이룸투자자문 조세훈 대표와의 특별한 만남


대표이사로서 담당하시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현재 회사경영과 투자를 둘 다 책임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자문회사로 설립했으나 자기자본 투자를 위한 투자회사 ㈜이룸애샛을 설립하여 순수 투자회사를 겸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룸투자자문 대표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이룸투자자문을 설립하신 계기를 말씀해주세요.

처음 주식 시장에 입문한 것은 1988년입니다. 그때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에 입사해 국제부와 홍콩사무소 등에서 외국의 펀드매니저들을 위한 국내기업 분석업무를 담당했고 그 이후 1999년부터 현대투신에서 나폴레옹 펀드를 맡아 운용을 시작했습니다. 2001년 3월에는 신한BNP파리바로 옮겨 주식운용본부장과 CIO를 역임했죠. 

원래부터 창업을 하고 싶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지금처럼 쉽게 창업을 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었고 계속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에 주식운용본부장으로 옮기면서 직위가 올라가자 명예는 있었지만 관리자의 역할도 요구되면서 제가 제일 자신있고 적성에 맞는 투자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은 안되었습니다. 그때쯤 준비가 부족하지만 어느 정도 됐다는 느낌과 함께 더 늦으면 안되겠다는 생각, 그리고 투자 업무에 집중하고 싶다는 갈망이 합쳐지면서 창업을 결정하게 된 것 같습니다.

대표님의 투자철학이 궁금합니다. 투자를 하실 때 어떤 지표를 중요하게 보시나요?

처음에는 재무분석을 중심으로 기업을 봤는데 투자업계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회사들 운명의 변화가 매우 드라마틱하다라는 생각하게 됐고 조금 더 동적으로 파악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유하자면 어떤 시점에서 뇌 구조의 사진을 찍어서 분석해보면 그 모습이 불과 3년만 지나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고 하잖아요.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동태적으로 일어나는 기업의 변화를 파악하고 그 계속되는 변화 속에 있는 트렌드 혹은 본질적인 드라이브가 무엇일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비즈니스 모델, 영업 가치, 혹은 그 이상의 보이지 않는 가치가 무엇인지가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재무제표를 본다면 2~3년의 재무제표가 아닌 10년의 재무제표를 보면서 최소한 기업의 라이프 사이클 또는 내적 역량의 변화/추이를 파악하려고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는 PER 등과 같은 지표도 중요하지만, 영업 가치라던가 굿윌(Good Will) 같은 개념들을 포착해내는 것이 투자 성과에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상장주식 투자에 대한 기업가치평가는 어느 정도 틀에 맞게 정해져 있는 것 같다 혹시 비상장 기업 투자에 대한 의견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산업에 이해가 우선적으로 되어야 하는 것이고 현재 상황을 넘어서서 어떤 산업의변화를 봐야 합니다. 그 변화 속에서 잘해 나갈 영역이 무엇일지, 새롭게 생길 혹은 아직 플레이어가 적은 비어있는 공간은 어디이고 그 공간에 해당 기업이 기회를 잘 포착해서 시장에서 확고한 포지션을 잡고 지배해 갈 수 있는 기업인지 판단하는 과정입니다.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서 최대한 많은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얘기해보려고 하는 편입니다. 제 아이들 혹은 주변의 어린 사람들에게도 요즈음 트렌드 등에 관해 물어보면서 제가 접하지 못하는 기업의 소식들을 접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서 아마존이 자기 학교에 무인사물함을 만들어 제공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렇게 전해 들은 것과 저의 경험을 종합해서 미국의 온라인쇼핑과 물류시장시장에서 아마존이 미래에 꿈꾸는 모습을 추측해서 보기도 하고 이런 것들이 실제 투자에 연결되기도 합니다.

금융업계에 취직하거나 창업을 시작하는 경영학과 후배들이 졸업 직후 갑작스럽게 큰돈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돈에 대한 개념 혹은 돈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 해주실 말씀이 있을까요?

돈은 ‘자유’라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즉, 내가 일하고 싶을 때 일할 수 있고 일하고 싶지 않을 때 일을 안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결국 돈은 어디까지 사용 가치가 있는 것이냐고 물어본다면 내가 죽을 때까지 쓰는 돈 혹은 더 길게 보면 내가 생각하는 자식들이 쓸 수 있을 정도의 돈 정도까지는 사용 가치를 갖는 거라고 생각돼요. 하지만 그걸 넘어가는 돈은 사용 가치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상의 돈의 의미는 영향력입니다. 사용 가치를 넘어선 돈은 그때부터 일종의 권력이고 일정 수준 이상의 돈을 버는 것은 사실 권력 같은 영향력을 찾아가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사용가치를 위해서도 돈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용가치를 넘어서는 큰 돈을 벌었다면 더욱 돈을 어떻게 쓸 것인지, 그리고 돈이 가지는 사회적 의미가 무엇인지를 염두에 두는 자세가 더욱 중요할 것 같아요. 창업을 했다면 어떤 지향점을 갖는 자본을 만드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비즈니스 환경은 어떠한 변화를 겪을 것이며 이를 대처하기 위한 이룸투자자문의 전략은 어떠할지요?

저는 굳이 많이 대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크게 고려를 안하고 있습니다. 길게 보면 코로나는 별로 큰 영향 안 준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기술적 발전이 주는 영향에 비하면 너무 미미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겪는 일이라 강조되어서 그렇지 우리는 수백 년 전부터도 끊임없이 장티푸스, 페스트, 인플루엔자 등 수많은 질병을 겪어왔습니다. 현대인들이 나약함일 수도 있고 아니면 정치적인 세력들이 이걸 잘 이용하는 면도 있다고 봐요. 우리가 잘 헤쳐 나가야할 일이지만 과도한 두려움은 경계해야 하고 코로나가 우리를 너무 움츠러들어 있게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투자전략 차원에서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 사회변화보다는 지금도 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기술적 혁신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보통 어떤 것들을 읽으시는지 혹은 자유시간에 무엇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하루에 꼭 한 시간은 뉴스를 읽는데 투자합니다. 기사 제목은 모두 훑는 편인데 읽더라도 보통 주요 매체에서 정해준 편집점대로 처음부터 쭉 읽어보는 편입니다. 이는 제 입맛에 맞는 기사만 읽는 것을 피하고 제3의 전문가에 의하여 편집된 기사를 통하여 뉴스를 통하여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점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입니다. 그 외에는 책을 좀 읽고 요즈음은 특히 역사책을 좀 읽습니다.

혹시 읽으셨던 책 중에 추천할 만한 책이 있다면요?

좋은 책들이 너무 많은데 추천하자면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을 추천합니다. 좀 길지만 심리학이나 행동경제학의 주요 이론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혹은 호모 사피엔스나 호모 데우스 같은 책들이 인류사를 거시적으로 보게 해주어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에 영국사를 읽으면서 문명 흐름의 한 축을 담당한 영국 사람들이 이렇게 싸워오면서 사회시스템을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되게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또 자유론도 재밌게 읽었는데 우리가 당연하고도 막연하게 느끼는 자유에 대하여 이미 1800년대의 사람들이 자유에 대하여 이렇게 깊이 있게 생각했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직업적 훈련만 받고 살아온 사람으로써 철학적 소양이 많이 부족함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주식을 공부하는 친구들이 정말 많아졌습니다. 그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실건가요?

주식은 결국 사고파는 것이지만 이 관점으로만 접근하면 매우 위험하다고 봅니다. 장기적으로 성장할 기업을 찾을 수 있는 안목을 가지고 그런 종목을 사야 하고 본인이 그런 안목이 없다면 그런 안목을 가진 사람의 책을 읽거나 말을 들어보는 것에 투자하길 추천합니다. 매매에 치중하는 투자로 인해서 실패하고 그로 인하여 쉽게 좌절하는 사람들은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이 있네요. 제가 해주고 싶은 말을 주식을 가지고 차액을 얻으려고 힘쓰기보다는 힘써 일해서 번 돈으로 가장 좋아 보이는 나무 묘목을 한 20그루 정도 사서 밭에 심어 놓고 그 나무들이 천천히 큰 나무로 자라는 것을 보듯이 그렇게 주식을 가지고 가라고 얘기하고 싶네요. 그 중에 몇몇 나무는 죽을 수 있지만 또 어떤 나무는 아름드리 나무로 자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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