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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김민영 넷플릭스 콘텐츠 VP가 전하는 이야기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김민영 넷플릭스 콘텐츠 VP가 전하는 이야기

 

넷플릭스 콘텐츠 VP(인도 외 아시아 태평양 지역)로서 회사 내에서 담당하시는 업무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인도를 제외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한국,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의 동남아, 호주 등)에서 다양한 콘텐츠 (시리즈, 영화, 다큐멘터리, 예능, 애니메이션 등)를  해당 국가의 작가, 감독, 제작자 등 창작자들과 협업해 직접 제작하거나, 스튜디오, 배급사 등을 통해 구매하는 업무를 하고 있어요. 이제는 아시아에서 넷플릭스가 수급하는 콘텐츠의 규모가 꽤 크기 때문에 당연히 여러 국가에서 상주하면서 현지 크리에이터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는 팀원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현재 직책을 맡으시기까지 커리어 측면의 많은 여정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어렸을 때부터 콘텐츠 소비를 무척 많이 했어요. 영화, 연극, 뮤지컬, TV, 만화책, 소설책 등등. 그래서 너무 당연하게 엔터테인먼트 업계로 관심을 쌓아왔던 것 같습니다. 엔터 업계 안에서도 하고 싶은 것을 명확하게 찾기 위해서 여러 가지 경험을 많이 하고 싶었어요.

몇 차례의 뮤지컬 무대감독을 거쳐서, BCWW라는 국제방송영상견본시를 운영하는 회사에서 일하면서 방송콘텐츠 유통과정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고, 콘텐츠와 조금 더 가깝게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즈음 그룹에이트라는 독립제작사에서 기획팀으로 일하며 드라마 기획, 홍보 등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비즈니스 감각을 키우기 위한 지식을 쌓고 싶어서 경영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고, 기회를 얻어 프랑스에 복수학위 전공자로 ESSEC이라는 학교에 진학을 하게 되었어요. 그 이후에 NBC 유니버설(프랑스)을 거쳐 CJ ENM(한국)에서 근무하며 글로벌 업무를 담당했는데요. 이를 통해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의 한국의 강점을 파악하고 그중 어떤 부분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방법을 익히면서 소통 방식이나 문제 해결 프로세스를 두루 겪어볼 수 있었어요. 미디어 업계에서 디지털이 화두가 되며 디지털에 대해 배우고 싶어서 트위터에 입사하게 되었고 이때 콘텐츠에 대한 큰 생각의 전환을 겪었습니다. 일하던 당시 트위터에서는 이미지나 영상 없이 오직 ‘텍스트’만을 포스팅할 수 있었어요. '몇 십억짜리 드라마, 영화 뿐만 아니라 이 모든 것들이 콘텐츠구나..'라는 걸 깨닫고, 그때부터 콘텐츠를 좀 더 유연하게 바라보게 된 것 같습니다. 미디어 엔터 업계 전반을 거치다 보니 다시 콘텐츠에 좀 더 가깝게 일하고 싶어져서 기회를 찾던 중, 넷플릭스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아시아 지역의 이용자 수 상승률이 가장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타켓팅을 위해 많은 전략들을 구상하고 계실텐데요. 대표적인 전략이 있으신가요? 

넷플릭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언제나 최상의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선사하는 것입니다. 이에 '오직 넷플릭스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독창적인 콘텐츠가 무엇인지 항상 고민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 해답의 중심에는 '한국 콘텐츠'가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아요. 감정의 디테일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특별한 감수성을 지닌 한국 창작자들과 전 세계 190여 개국에 콘텐츠를 동시 공개할 수 있는 넷플릭스가 만나 초유의 시너지를 발생시키고 있죠. 한국 콘텐츠는 연일 아시아 국가들의 톱 10 리스트를 장식하고 있고, 나아가 할리우드 중심이었던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색다른 시각을 제시하며 전 세계 시청자까지 스크린 앞으로 모으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앞으로도 한국 창작자들과 더욱 긴밀하게 협업하며, 한국 콘텐츠의 활동 무대를 넓히는데 힘을 쏟을 예정입니다. 넷플릭스는 2022년에만 총 21편의 한국 콘텐츠를 선보였고, 지금도 투자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요. 또한, 더빙 및 자막으로 대표되는 현지화를 통해 수출도 적극 지원하고 있고요. 내년에도 넷플릭스는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과 높은 완성도를 갖춘 한국 콘텐츠와 눈부신 시너지를 이어가기를 희망합니다. 

 

 

넷플릭스 관련하여 가장 화두가 되는 내용은 아마 ‘광고형 베이직’ 요금제일 것 같습니다. 해당 멤버십을 도입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넷플릭스는 다양한 콘텐츠뿐만 아니라 회원들에게 가장 알맞은 ‘시청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도 집중하고 있어요. 넷플릭스가 올해 출시한 광고형 요금제 또한 회원분들께 더욱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동시 접속수 및 화질에 따라 구분되는 기존의 3개 요금제에 더해 이번 신규 멤버십을 통해 넷플릭스는 총 4가지 멤버십을 갖추게 됐고, 회원분들은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멤버십을 선택하실 수 있어요. 해당 멤버십은 현재 광고 시장이 활발하게 형성된 국가를 중심으로 12개국에서 먼저 선보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회원분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넷플릭스의 성장을 직접 보시면서 미래의 OTT 혹은 사람들이 소비하는 콘텐츠가 어떻게 변할 것 같다 등의 비전이 있으신가요? 

넷플릭스의 등장으로 생겨난 가장 큰 변화는 국가와 문화를 넘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점 같아요. 그로 인해 콘텐츠 측면으로는 ‘한류 스타’, ‘스타 작가’ 등 기존의 획일화된 흥행 공식을 따른 것 대신, 개개인의 사소한 취향을 충족하는 다채로운 장르의 콘텐츠가 부상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방송 편성에서 자유로워지면서 스토리텔링에 알맞은 분량, 회차, 포맷 등 색다른 시도도 보다 많이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고요. 

또한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생겨나는 만큼 시청 환경 측면에서도 각자의 시청 취향을 정확하게 만족시키는 ‘개인화’가 더욱 중요해질 것 같아요. 넷플릭스는 정확한 시청 취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콘텐츠 호감도를 표현할 수 있는 ‘좋아요’, ‘최고예요!’ 등의 기능을 도입하고, 이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추천하고 있어요. 콘텐츠를 선택하는 찰나의 순간에 강렬한 인상을 전할 수 있도록 시청 기록을 고려한 ‘취향 맞춤형 포스터’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동일한 작품일지라도 배우, 장르, 미장센 등 좋아하는 콘텐츠 스타일에 따라 회원들에게 나타나는 포스터가 각기 다릅니다. 콘텐츠 취향이 다른 친구나 가족과 포스터를 비교하는 것도 넷플릭스를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사님께서 추천해주시고 싶으신 작품이 있는지 궁금해요!

<두 교황>, <퀸스 갬빗>,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 <리틀 포레스트>, <인간수업>, <오징어 게임> 등이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넷플릭스의 next step은 무엇일까요? 

콘텐츠의 흥행은 단순히 콘텐츠 자체의 성공을 넘어, 그 안에 담겨 있는 다양한 이야깃거리와 문화적 대화에 참여하는 것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우리는 <오징어 게임>을 통해 전 세계가 향유하는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콘텐츠가 부상하는 것을 목격했어요. 파리지앵과 뉴욕커가 달고나, 딱지치기 등 대한민국의 문화를 즐기는 광경을 모두가 지켜보았습니다. 이에 넷플릭스는 콘텐츠의 흥행과 함께 콘텐츠를 다양하게 이야기하며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힘쓰고자 합니다. 

넷플릭스는 이를 위해 소재는 물론 장르, 포맷까지 색다른 시도를 지속 중입니다. 올해 한국 시리즈로 예를 들면, 청소년 범죄를 다룬 <소년심판>, 판타지 뮤직드라마 <안나라수마나라>, 미확인 실체 추적극 <글리치> 등 기존에는 쉽게 만나보기 어려웠던 독창적인 소재들을 스크린에 소환했죠. 이외에도 <코리아 넘버원>, <테이크 원> 등의 예능은 물론, <20세기 소녀>, <서울대작전>, <카터> 등 영화까지 장르적 다양성도 갖춰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시도를 통해 넷플릭스는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팬들이 ‘꼭 봐야만 하는(must-watch)’ 콘텐츠의 범위를 지속적으로 넓혀갈 계획입니다.

많은 경영학과 학생들이 넷플릭스 혹은 유사한 콘텐츠 비즈니스 영역에서 일을 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후배들을 위해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에서 한국 창작자들이 한국어로 만든 <오징어 게임>은 비영어권 콘텐츠 최초로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총 6개의 트로피를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죠. 한국 콘텐츠는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활동 무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필연적으로 국내 창작 생태계 또한 무궁무진한 기회를 마주하고 있어요. 콘텐츠는 배우, 작가, 연출 외에도 VFX(특수시각효과)부터 특수분장, 음향, 더빙 및 자막 등 다양한 분야의 손길을 거쳐 탄생합니다. 창작 생태계의 큰 규모만큼, 콘텐츠 비즈니스 영역에는 다양한 기회가 열려있어요.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께서도 스크린 너머의 창작 생태계까지 마음에 품고, 다양한 꿈과 도전을 이어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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