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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문화재단 류문형 대표와의 인터뷰: 문화예술로 사회에 기여하다

삼성문화재단 류문형 대표와의 인터뷰: 문화예술로 사회에 기여하다

글. 학생홍보대사 장은빈(학사 20)

어떠한 계기로 삼성물산에 입사하여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취업을 준비할 때 여러 진로를 고민하면서 해외에서 일해 보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당시 삼성물산이 해외에서 근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회사라고 생각하여 지원하여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삼성에 지역전문가 제도가 생겨 독일 지역전문가로 독일을 경험한 후에 1995년부터 2006년까지 11년간 독일에서 해외 주재 근무를 하였습니다. 이후에는 삼성전자 지원팀에서 근무하였고 2014년 말부터 2020년까지 삼성전자 북미총괄 지원팀장으로 뉴욕에서 활동하다가 삼성문화재단으로 왔습니다.
경영대 학생들에게 삼성문화재단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삼성문화재단은 1965년 이병철 창업회장의 나눔의 철학을 바탕으로 설립된 이래 문화예술이 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적으로는 여러 갈등을 해소하여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인식 아래 다양한 문화예술 사업을 전개해 왔습니다. 현재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 유명 미술관과의 교류 및 협력을 통해 미술사업의 전문화와 국제화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오늘날은 문화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고 국가간 문화교류는 새로운 가치 창조를 위한 든든한 토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삼성문화재단은 한국의 우수한 문화를 널리 알리고 해외와의 문화교류를 적극 지원하면서 21세기의 문화리더로서의 역할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 저희가 인터뷰 하고 있는 곳이 리움미술관인데요, 이곳 리움미술관은 2017년 이후 4년간 기획전 없이 상설전으로 운영하다가, 21년에 재개관하였습니다. 당시 어떤 목표를 세우셨는지 궁금합니다.
2004년에 개관하여 내년에 20주년을 맞이하게 되는 리움미술관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새로운 도약을 위해 재개관을 준비하면서 ‘글로벌 미술문화 허브’가 되자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더 이상 국내 중심의 활동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로 나아가 글로벌 미술문화의 허브가 되기 위한 작업으로 가장 먼저 리움미술관은 뮤지엄 아이덴티티(MI)를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바꾸었고, 미술관 공간과 시설을 더 현대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이는 보다 글로벌한 관점에서 관객들과 소통하는 미술관을 지향하는 노력으로 현재에도 목표를 위한 여러 활동들이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과 지속가능성의 추구 역시 전 세계의 공통된 관심사이기 때문에 ESG를 실천하는 기관을 또 하나의 목표로 삼아 ESG 경영을 도입했습니다. 미술관도 전시 폐기물이 꽤 나오는 편인데 과거 전시를 마치고 나면 30톤 가까이 나오던 가벽(파티션)을 모듈형 파티션으로 제작하여 현재에는 폐기물량을 4.5톤까지 줄였습니다. 앞으로도 가능한 범위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 ESG의 목표들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작년 6월 삼성문화재단이 서울문화재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공익법인으로서 더 많은 사람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주겠다고 하셨는데 그와 관련해서 계획하고 있는 다른 프로젝트가 있다면?
우리 미술관이 보유한 소장품에 비해 방문객이 적다고 생각하여 가능한 한 많은 분들께 작품을 보여드릴 기회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리움미술관의 전시를 서울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멀리 지방에 계신 분들도 볼 수 있도록 전시를 순회하였는데 재개관 기념전이었던 [인간, 일곱 개의 질문] 기획전은 전남 광양의 전남도립미술관에서, 호암미술관의 <야금전>도 청주와 김해 등 국립박물관에서도 순회 전시하도록 했습니다.
최근에는 미술관 관람이 쉽지 않았던 청소년과 장애인의 관람이 보다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먼저 기획전시에 대학생과 청소년 전용 관람 시간을 만들어 그 시간에는 다른 관람객들 없이 학생들이 작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장애인이 접근하기 쉬운 배리어 프리(Barrier-free) 미술관이 될 수 있도록 휴관일인 월요일에 장애인을 위한 미술관 관람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중입니다. 장애인 관람 편의를 위해서 수어 영상도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국가유공자분들이나 다른 취약 계층을 위해서 전시를 관람하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공익법인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른 문화재단과 달리, 삼성문화재단만이 가지고 있는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먼저,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삼성문화재단의 경우 창업회장님, 선대회장님이 모으신 문화재를 사회에 환원해서 사람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려는 뜻을 미리 정해두고 시작한 사업입니다. 문화보국의 목적을 가지고 수집한 소장품들은 많은 사람이 향유하고 있으므로 문화유산 즉 ‘헤리티지(heritage)’가 삼성문화재단이 지닌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공부를 제대로 해보고 싶습니다. 대학생 때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다가 삼성에 입사했는데 만약 다시 대학생이 된다면 대학원에 진학하고 유학도 하여 공부를 체계적으로 깊이 있게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대표이사가 아닌 사람 류문형으로서의 인생의 가치관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타협점을 찾아 행동하는 ‘조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항상 중재하는 입장이었는데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부서들을 조정해서 최적의 대안을 찾아가도록 하는 역할을 많이 해 왔고 늘 조화롭게 이끌어 가려고 했습니다. 당장에는 손해 보는 것 같더라도 그 문제가 조화롭게 해결되면 나중에 큰 도움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대표님의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9시에 업무가 시작되므로 7시에 출근하여 9시 전까지는 책을 읽습니다. 책을 통해 미술관의 프로그램, 운영방식 등을 파악하고 책에서 배운 것을 실제로 적용하고 있는 사례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리움미술관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미술관 회원들이 작품 하나를 천천히 관람한 후 토론하는 프로그램인 ‘다르게 보기 프로그램’도 책을 읽고 제안하여 실행하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업무가 시작되면 대내적 업무와 대외적 업무들을 하게 되는데 내부적으로는 각 부서들의 업무보고를 받기도 하고 정기적으로 ESG 위원회, 미술관 운영위원회 등 여러 위원회와 이사회에 참여하여 재단의 주요 활동을 알리고 조율합니다. 대외적으로는 해외나 타 문화기관에서 방문하는 주요 인사들과 만나거나 다른 기관의 초청행사에 참여하는 일도 많습니다. 문화도 미술 이외에 음악, 무용 등 여러 분야가 있기에 보다 많은 문화기관의 대표자들과 만나서 문화계의 동향과 이슈들을 공유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저는 틈틈이 전시장에서 관객의 전시 관람이나 교육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여 현장의 반응을 공감하고 개선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물론 재단 내부의 직원들, 특히 젊은 구성원들의 의견에 귀기울이고자 타운홀미팅과 별도의 정기적인 만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은 무엇인가요?
일본의 전략컨설턴트 야마구치 슈의 《뉴타입의 시대》입니다. 이 책은 너무 감명 깊게 읽어서 요약한 내용을 직원들에게 모두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내용은 1990년 이전에는 세상에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너무 많아서 그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사람 또는 기업이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세상이 풍족해졌고 이제는 답을 찾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이 문제인지 ‘문제’를 찾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입니다. 문제가 무엇인지를 찾으면 답은 인터넷이나 유튜브 등 어디에서라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보다 중요한 것은 ‘문제’가 무엇인지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문제가 무엇인지 빨리 찾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고,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면 어떤 사람이 문제를 빨리 찾을 수 있을까요? 야마구치 슈의 책에서는 문화예술을 많이 경험하다 보면 그런 문제를 오히려 다른 사람보다 더 빠르게 찾을 수 있다고 소개합니다.《뉴타입의 시대》는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꼭 읽어볼 것을 추천드립니다.
후배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후배님들이 요즘 취업 준비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 같습니다. 조금 여유를 가지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서 많은 새로운 것을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없겠지만 문화예술에도 관심을 가지고 소양을 쌓는 기회를 가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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