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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동문칼럼

ENGLISH, THE WINDOW

ENGLISH, THE WINDOW

글. 송오현 동문

요즈음 어떤 이유로든 글을 쓰게 되는 사람에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주제가 하나 있다. 다름 아닌 “코로나 바이러스”다. 글을 써야 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그것이 논지의 중심이 되지 않고서는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도사리고 있어 그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 역시 예외일 수 없어 그것을 이야기의 모두로 삼는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과는 사뭇 다른 관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의 전문분야가 영어이다 보니 그 주제도 영어와 연관 지어질 것이라서 그렇다.

영어가 global language 즉 세계 언어라는 걸 부인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것이든 영어로 명명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도 별로 없는 수준을 넘어서서 영어로 이름 또는 제목으로사용하면 “있어 보인다”는 풍조까지 있는 것이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가장 두드러진 경우가 아파트 이름으로 다들 알다시피 시어머니가 찾아오지 못 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웃지 못할 풍자가 있을 지경이다.

하지만 그렇게 영어를 좋아할 것 같은 한국인이지만, 여전히 영어를 생활화한다는 것에 대해 특별한 애국심까지 발휘해서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일부의 이야기일 수는 있지만, 그 일부가 어쩌면 표현되지 않은전체의 껄끄러움을 대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은 거시적인 애국심 같은 것보다는 영어를 오랫동안배웠음에도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자기 합리화일지도 모른다. 물론 그런 합리화는 보기 싫지도 않을뿐더러 누구나 공감하는 합리화이기에 오히려 정감마저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서두가 이렇게 길어진 이유는 요즈음 한국인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에서 영어를 마치 모국어 인양 사용하는 신기한 현상을 예로 들기 위해서이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영어교육이 바로 잡히기 위해서는 영어에 대한 우리들의 태도가 지금의 어려운 상황에서 하나의 희망을 낳는 방향으로 바뀌었으면 해서다. 아닌 게 아니라 마치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말 같다. 번역하지 않아도 어느 누구 이의를 달지 않는다. 말하자면 “한국말로 하면 뭐죠?”와 같은 질문이 없다. 바이러스도 한국어처럼 쓴다. “병원체” 같은 번역이 오히려 낯설다. 심지어 영어에서 확장해서 사용하는 “악영향”이라는 말도 발음도 편한 “바이러스와 같은 것” 또는 사람을 두고 “바이러스와 같은 인간”이라고까지 한다. 그만큼 자연스러워지고 나면 아예 사전에서 등록이 되어 “외래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현재로 영어가 외래어로 등록된 단어 또는 표현들이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 코로나 관련 용어들을 직접 영어로 표기해 보자. COVID-19, coronavirus, pandemic, virus. 혹시 이 글을 읽는 독자가 있으시다면 영어로 접하는 느낌은 어떤지 궁금하다. 갑자기 어렵게 느껴질까? 아니면 좀 부담스러울까? 혹시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질까? 나의 이런 궁금함이 전문적으로 영어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수십 년을 연구하고 가르치면서 애타게 답을 구하는 질문들이다. 개인적인 경험을 소개한다면 그렇게 영어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던 사람들이 앞의 영어들을 아무리 굴려서 발음해도 “영어 쓰지 좀 마” 같은 평상의 언어로 반응하지 않았고, 그것이 나에게는 그들의 이중성에 대한 실망이기도 했고, 내가 평상시 연구와 경험을 토대로 창안하고 장착시킨 방법론에 대한 자부심과 희망이 새로워지기도 했다.

일단 corona라는 용어는 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층을 구성하고 있는 부분을 표현하는 말이고 coronavirus 라는 이름은 그런 모양을 가진 바이러스라고 해서 붙여진 용어이고 COVID는 합성어로 Corona Virus Disease의 약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코로나 모습을 띤 전염성 질병”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예 “바이러스성 질병 또는 질환”이라고 명명한다. virus의 어원적 의미는 동사 개념으로 melt away 또는 flow 즉 “녹아서 여러 곳으로 흘러간다”라고 해석할 수 있고 우리 몸 안에서 그렇게 흘러 퍼지는 것을 곧 virus라고 칭한다. 그 개념이 일상의 용어로 활용되어 “해가 되거나 만드는 영향” 줄여서 “악영향”, “폐해” 같은 말로 번역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단어의 형용사 viral을 이용해 만들어진 viral marketing 즉 social media를 통해 퍼뜨리는 형식의 마케팅 방법을 칭하는 용어가 일반화되어 있다.

pandemic이라는 단어는 많은 사람이 낯설어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우리말로 너무 자주 들은 “세계적인 유행”은 익숙하다. 따라서 영어로 표현하는 pandemic을 전혀 낯설어할 필요 없이 “그게 그 말”이면 된다. 그리고 영어 pandemic을 사용하는데 전혀 주저할 필요도 없다. 누구나 수긍해 줄 것이다. 그렇게 영어를 우리 일상의 일, 사건, 현상, 경향, 변화 등에 대한 우리말을 그냥 영어로 사용하고 누구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된다. 지금 coronavirus, pandemic 등을 자연스럽게 느끼듯이.

영어에 대한 친근감을 높인다면 pandemic이 “세계적 유행”인 이유가 이 단어의 어원적 의미 때문이다. 접두어 pan은 희랍어 의미로 all 즉 “전체”, “모두”의 뜻이고 demic은 희랍어 의미로 people 이어서 글자 그대로 번역하면 “전 세계 사람에게 관련된” 이다. 꼬리를 물어본다면 “만병통치약”을 panacea라고 부른다. 접두어 pan이 역시 all이고 acea는 remedy 즉 “치료”이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통치 또는 정부”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 democracy에서 접두어 demo가 역시 people 즉 사람의 뜻이고 cracy가 governing 즉 “통치”다. 이렇게 뿌리까지 알고 나면 마치 우리가 모국어처럼 사용해 왔던 영어 단어나 표현들이 더욱 친근하고 새롭게 다가올 뿐 아니라 외국어란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달아 익히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된다.


전체 이야기를 종합해서 정리하자면 어떤 것이든 그것에 대한 거부감을 극복하고 나면 그것이 가진 가치를발견하게 되고 선호의 대상이 바뀔 수 있으며 언어를 습득하는 데 있어서도 그 언어 및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 그리고 그들의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나 배척의 감정이 있어 그것들이 affective filter 즉 정서적 여과를 일으키면 그 언어를 제대로 배울 수 없으니 부정을 긍정으로 바꾸는 힘 또는 능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마치 강인한 정신력 같은 것이 필요할 듯 느껴질지 모르지만, 사실은 가장 부드러운 심성으로부터 변화가 일어나는 법이다. 어떤 어려움에서도 굴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정신은 사물, 상황, 사실이나 진실, 또는 사람을 보는 마음가짐에 따라 결정되고 그런 태도는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이 있을 때 균형 잡힌 마음가짐을 지킬 수 있다고 믿는다. 과정을 거꾸로 되짚어 보면 감사가 태도를 낳고 태도가 강인한 의지를 키워준다는 말이다. 이 세 단어를 영어로 풀어 보면서 글을 마무리할까 한다.

감사를 영어로 gratitude라고 하고 태도나 마음가짐 따위를 attitude 그리고 불굴의 의지를 fortitude 라고 부른다. gratitude는 어원적으로 good will 즉 “선의” 또는 favor 즉 “호의”의 의미가 있고 attitude는 posture, fitness 즉 “자세” 또는 “접합”을 뜻하며 fortitude는 strength, courage 즉 “힘” 또는 용기”를 함축한다. 정리하자면 누군가 늘 아무 조건 없이 선의를 가지고 감사하는 마음을 즉 gratitude를 견지하며 살 때 그 사람에게는 남을 이해, 배려하고 나누며 진정성을 다하는 attitude가 생기고 그런 태도 또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 때 그 사람에게는 어떤 것에도 굴하지 않고 두려움 없이 지켜나가는 fortitude가 생길 수밖에 없다.

글자만 다르지 옳은 가치를 추구해 가는 삶의 본질에 대한 공감만 있다면 외국어는 마치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 가는 문화와 세계를 대변하는 언어를 거부감과 같은 정서적 문화적 걸러 냄 없이 친근하게 그리고 깊은 호감을 느끼며 익혀 나갈 수 있다. 곳곳의 간판에서 영어 이름들을 보고 있고 이제는 누구에게나 그런 현상이 애국이나 문화 지킴이 같은 것들과 상반되는 것이라는 의식이 거의 없는 우리 사회에서 영어는 대학을 가기 위해 아직도 수학보다 더 중요하고 토익점수만 높으면 좋은 곳에 취직을 한다는 구태의연한 생각은 무엇 때문에 사람들 의식 속에 자리 잡게 되는 걸까? 그러면서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아카데미 상을 받았을 때 통역관의 능력이 출중하여 그 사람이 다녔던 학원에 학부모들이 몰려 자녀들을 맡기고자 하는 태도는 또 무엇일까?

지나치게 빠른 변화들 때문에 세상이 혼란스럽고 가치판단의 기준이 제대로 세워지지 않는 상태 속에서 살아갈 때 가장 필요한 상식적 대처 방법은 Get back to basics 즉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지금의 시기가 그렇다. Be authentic. 어떤 것을 하든 남이 따라 할 대상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충실하면 되고 Be familiar. 무엇을 하든 늘 느끼고 하고 경험했던 것들을 더욱더 익숙하게 하며 Be simple. 단출하고 간단한 그리고 소박한 원칙이 있으면 될 것이고 Be flexible. 일에 있어서나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나 자기 자신에게 있어서나 늘 유연하고 넓은 아량으로 융통성을 발휘하면서 살 줄 알아야 하고 Be organized. 매사에 일을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할 수 있을 필요가 있으며 Be concise. 모든 의사소통 방식은 적은 말 수로 가장 포괄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그야말로 간결하고 간명하면 더 바랄 게 없다. 

여섯 가지 전략들은 코로나 사태로 벌어지는 급속한 변화들, 즉 2030년이나 되어야 드러날 일들이 10년을 앞당겨 일어나고 있다고 말하는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실천 사항이라는 생각을 한다. 더욱이 지금과 같은 super-digital communication 즉 “초 디지털 소통”의 시대에서 가장 필요로 요구되는 능력은 의심의 여지 없이 “영어”라는 언어다. 이제 우리는 영어가 성적 또는 성공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기본 필수 조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 같다. 영어는 또 다른 우리말로서 생각의 전환이 일어날 때 교육자도 교육 자체도 그리고 교육방식도 역시 꾸밈없이 진솔해지고 익숙하여 친근해질 것이며 복잡하지 않고 단순해질 것이고 사고의 유연함이 교육과 배움 현장에서 발현될 것이다. 또 모든 과정이 논리적이고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간단명료함이 모든 것의 지침이 될 것이다. 그리고 한국인에게는 English, the Window 즉 영어는 세상을 보는 창이 되어 세계 속에서 그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다. 지금은 돌아가신 대한민국의 한 대통령께서 어느 날 던지셨던 “영어가 국력이다.”라는 화두가 어쩌면 지금에 가장 적적한 말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나만의 경영방식은 그 어느 곳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English Management 즉 “영어경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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