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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서평

다섯 번째 도서, 『DX코드』

다섯 번째 도서, 『DX코드』

글. 서진영 박사

「DX코드 - 디즈니와 넷플릭스 디지털 혁신의 비밀」 강정우 지음

코로나 팬데믹을 이겨낸 승자는 누구일까? 아마존에 이은 또 하나의 대표적인 기업이 넷플릭스이다. 언택트(비대면) 콘텐츠 소비문화의 첨병인 넷플릭스는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더 단단해졌다. 넷플릭스가 발표한 2020년 1/4분기 실적은 가입자 수가 예상치의 딱 두 배였다. 특히 유료회원 수가 1,500만 명가량 증가하면서 전년 말 가입자 베이스를 약 10%나 끌어올린 총 1억 6,0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소비자가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넷플릭스 콘텐츠의 깊이를 확인하고 지갑을 연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특히 중동과 신흥국 등에서 새로운 유료 가입자가 늘어난 것은 고무적인 일이어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우호적이다’라는 명언을 떠올리게 한다.

오늘 같이 볼 책인 [DX 코드](강정우 지음, 시크릿하우스, 2020)에서 제목에 나오는 ‘DX’ 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의 약자로 통용된다. 넷플릭스는 비디오 우편배송대여업에서 시작하여 디지털로 컨텐츠를 공급하는 사업자로 변신하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대명사가 된 회사이다. 영화라는 디지털 콘텐츠와 소비자 행동 및 선호에 대한 면밀한 데이터 분석으로 무장한 넷플릭스는 웹과 앱상의 데이터로 고객을 읽고, 데이터로 행동하며, 오프라인과 물리적 자산이 없는 순수한 디지털 기업으로 혁신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속성을 들여다보면, 열의와 실력을 다해 고객의 니즈를 읽으려 노력할 때 소비자로부터 충분한 보상을 얻는다. 넷플릭스는 어떻게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했을까? 3가지 전략으로 살펴보자.

 

(가) 넷플릭스 추천시스템으로 고객 세분화를 완성하다

첫째는 고객 세분화의 성공이다. 넷플릭스는 단 하나의 표준적인 구독자를 타깃으로 하지 않는다. 넷플릭스의 데이터 철학은 대량 생산을 통해 평균적인 대규모의 고객 집단을 상대로 돈을 버는 기존의 사고방식을 철저히 배격한다. 그들은 데이터에 기반한 개인화를 통해 규모와 수익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음을 직접 보여주려고 한다. 즉, 데이터 과학을 이용해 세분화를 통한 개인화의 예술적 경지에 다다른 것이 넷플릭스이다.

이를 위해 먼저 그들은 보유한 콘텐츠를 1,000개 이상의 분류법으로 구분한다. 그 근간은 장르(공포, 멜로 등), 길이(단편, 중편, 장편 등), 완결도(매끄러운 결말, 여운을 많이 주는 결말 등), 분위기(기괴함, 명랑함 등) 등이다. 

이처럼 세분화된 특징의 조합은 총 7만 7,000개에 가까운 마이크로 장르(micro-genres)를 만들어낸다. 여기에 고객의 행동 성향 분석 결과까지 더한 추천 알고리즘이 작동하므로 75~80%의 소비자 행동이 영향을 받는다.

여기에 추천 시스템을 가동한다. 이를 위해 사용자의 선호나 취향에 기반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 서비스 기술을 이용한다. 추천 시스템은 사용자에 관한 정보를 인풋으로 받아들이는데, 과거의 제품 사용 정보, 제품에 대한 리뷰 또는 평가등급 등도 사용자에 관한 정보가 될 수 있다. 이런 정보를 근간으로 사용자가 가상의 제품을 사용한다면 어떤 평가등급을 주게 될지를 예측하는 것이다. 당연히 개인별로 높은 평가 등급이 예상되는 영상을 추천하게 된다.

 

(나) 섬네일을 개인화하다

둘째는 추천에서의 개인화이다. 넷플릭스에서는 고객이 무엇을 시청할지 결정하는 데 섬네일 이미지가 가장 큰 영향력이 있을 뿐 아니라, 넷플릭스 플랫폼을 탐색할 때 82%의 집중도를 발휘하게 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섬네일은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소개하는 한 장의 그림의 말한다. 여기에 더해 제시된 콘텐츠 이미지당 평균 1.8초만에 시청 여부를 판단한다는 점도 밝혀냈다. 

“우리는 이 결과를 보고 사람들이 시청 콘텐츠를 고를 때 섬네일 이미지에 얼마나 많이 의존하는지 알게 됐습니다. 그와 동시에 그들이 얼마나 짧은 시간 안에 판단하는지를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죠.”

이를 위해 넷플릭스는 당신을 끌어당겨 후킹(hooking)할 최고의 이미지를 찾는다. 당신의 클릭을 유도할 가능성이 가장 큰 영화나 쇼의 섬네일 이미지를 자동으로 찾아 제시하는 기술 또한 넷플릭스가 ‘어장을 관리하는 방법’ 중 하나다. 

넷플릭스는 한 영화나 쇼에서 3,000~4,000여 개의 대표 이미지 프레임을 뽑는다. 그다음 각 프레임에 대해 당신의 클릭을 유도할 가능성을 점수로 환산해 순위를 매기는 방식으로 이른바 ‘낚시’ 준비를 한다. 

어떤 배우나 영화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와 연관된 특정 배우나 이미지를 클릭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접근이다. 그런 다음에는 끊임없는 A/B 테스트가 이어진다. 한 편의 영화와 한 명의 시청자를 두고 클릭 가능성이 큰 이미지들을 선별해 시험하면서 조금이라도 클릭과 시청의 가능성이 큰 이미지 세트를 제시하기 위해 지난한 과정을 반복한다. 

결과는 역시 ‘개인화’다. 서로 다른 두 명의 시청자가 영화 <대부>를 추천받는다고 하자. 이 중 한 명이 알 파치노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화면을 추천받을 때, 다른 누군가는 돈 콜레오 네 가문의 화려한 결혼 파티 장면을 제시받게 되는 이유가 바로 개인화된 추천이다. 

 

(다) 몰아보기 15시간을 위한 설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셋째는 운영상의 빅데이터 활용이다
. 이른바 몰아보기(binge watching)라는 시청 습관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이 넷플릭스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아주 재밌는 마케팅·프로모션 소식이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콘텐츠 방영권이 소멸하는 미국 드라마 <오피스>15개 에피소드를 1주일 내에 몰아서 보면 1,000달러 상금에 도전할 수 있고 덤으로 넷플릭스 기프트카드를 준다는 것이다.

주목할 것은 15개 에피소드, 또는 15시간일까?이다. 넷플릭스 입장에서 구독 고객의 이탈은 뼈아픈 일이다. 많은 마케팅 투자로 유입시킨 고객이 해지를 한다면, 다시 찾아오는 데 통상 더 많은 마케팅 비용이 든다는 것은 플랫폼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정설이다. 그들은 고객 분석을 통해 구독 해지 가능성이 큰 위험군은 1주일 동안 15시간 미만으로 넷플릭스를 시청하는 층이라는 점을 파악하고, 이와 같은 프로모션을 설계한 것이다. 또한 근본적으로 몰아보기 자체가 고객의 이탈을 막는 유효한 방안(scheme)이라는 점도 파악했다.

(라) 결론

넷플릭스의 혁신을 이어가고 싶은가? 그렇다면 디지털의 힘을 활용해 당신의 재화와 서비스 공급의 한계비용을 획기적으로 떨어뜨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필수 요건이다. 아무리 훌륭한 기술도 사업의 비용을 떨어뜨리고 소비자 효익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그저 호기심이고 사치일 뿐이다. 당신의 사업에 적합한 올바른 기술을 선별하고, 이것을 활용할 확실한 ‘가설’을 세우고, 이를 엄격히 테스트하는 ‘실험’의 노력이 따라야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넷플릭스 공동 창업자 마크 랜돌프는 넷플릭스 사업 구축 과정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혁신적 사업이란 뭔가 번뜩이는 생각을 ‘짠’하고 실현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일견 그래 보일 수 있지만, 실행이란 원래 하나의 큰 생각에서 뻗어 나온 수천 가지 이슈와 해결책을 장기간 조율하고 최적화하는 다큐멘터리와 같다”

넷플릭스의 사례를 통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해하고 데이터로부터 혁신을 창출하고 싶을 때 꼭 한번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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