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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초지능시대가 요구하는 동태경영(dynamic management)
AI 초지능시대가 요구하는 동태경영(dynamic management)
1965년 서울상대 졸업 후 공군 중위 제대를 두 달 앞둔 1969년 4월 KIST에 합류하게 되었다. 당시 포항제철건설에 대한 해외차관단 KISA의 검토 결과 왜소한 내수 규모로 차관제공이 어렵다는 결정에 따라, KIST로 하여금 다시 연구하라는 청와대의 급박한 지시로 필자가 예기치 않게 발탁되어 그 연구의 실무책임을 맡게 되었다. 필자는 ‘내수 부족분을 과연 수출할 수 있을까’의 관점에서 고심하다 중력 법칙(gravity law)을 원용한 철강 수출 계량모델을 도출하여 포항제철의 사업 타당성을 입증하였고, 결국 해외차관 대신 대일청구권자금으로 1970년부터 포항제철공장 건설을 시작하여 1973년 첫 출선의 기쁨을 온 국민들에게 안겨주었다. 포항제철건설을 계기로 박정희 정부는 중화학중심의 산업화 행보를 본격적으로 밀고 나가기 시작했는데, 포항제철소 건설이 한창이던 1971년에 필자는 또 다른 제2종합제철 타당성 연구프로젝트를 맡게 되어, 300만 톤 규모로 시작하여 최종 1200만 톤 규모의 광양제철소 건설계획을 마련하였고, 이를 위해 1972년에 광양제철회사가 발족하였으나 1973년 1차 오일쇼크로 순연되다가 후에 POSCO에 흡수되었다.
한편, 필자는 광양제철 타당성연구를 끝내자마자 미 존슨 대통령이 KIST의 R&D기금으로 마련해 준 1천만 불(당시 국내 외화보유는 9.2천만 불이었다고 함)의 관리책임을 맡아 3년간, 1차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R&D management의 특성과 자본조달을 위한 주식 발행시장과 유통시장과의 관계에 대해 고민해 보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후 KIST를 비롯한 여러 정부출연 연구기관에서 철강/특수강/비철, 금융, 전자통신, 전자, 에너지, 교통, 핵연료, 항공분야의 투자 사업타당성연구를 수행하면서 세계 산업주도권의 부침과 주도권이동현상까지 헤아릴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지니게 되었다.
1981년에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로 자리를 옮겨 필자의 손을 거쳤던 정부의 중화학투자 사업들이 순항하고 있음을 보면서, 그 원리를 보다 심도 있게 이론적으로 구명하고 싶은 강렬한 연구 욕구가 생겼다. 때마침 1980년대 초중반 정부는 산업화를 지원하는 통신 인프라를 현대화하기 위해 체신부의 정책기능과 사업운영기능을 분리하여, 사업운영부문은 공기업형태의 한국통신공사(KTA, 현 KT의 전신)가 맡도록 정책 전환을 단행하였다. 이런 배경에서 1987년 KTA의 전기(electrical)통신시스템을 전자(electronic)통신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KTA 발전전략(안) 연구프로젝트를 필자에게 의뢰해 왔다. 이에 필자는 1980년을 전후한 디지털 혁명의 본격화와 1980년대 중반부터 진행되기 시작한 미소양국체제의 붕괴가 전 세계통신 분야에 어떤 충격을 줄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ATTACK(Advanced Total Telecom Advantage Creating KTA) 전략을 제시하였는데, 이는 ‘쉼 없는 기술혁신을 통해 첨단의 유·무선 전자통신시스템으로 경쟁우위를 점하는 KTA가 되자’는 전략 슬로건이었다.
이에 대해 KTA는 전사적으로 전략선포식을 거행하고 이를 드라이브하기 시작하였고, KTA가 글로벌 차원의 기업으로 발전하려면 세계적인 컨설팅사의 연구결과가 꼭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하버드 마이클 포터 교수팀의 Monitor 컨설팅사에 연구프로젝트를 맡겼다. 당시 그들의 최종연구내용에는 전자통신기술의 발전추세나 미소양극체제의 붕괴 이후 세계통신에 미칠 충격에 대한 내용이 전혀 담겨 있지 않음을 필자가 지적하자, Monitor 사가 대답을 못 하고 슬그머니 사라지는 해프닝이 있었다.
당시 이 사건은 필자로 하여금 감히 동태경영(Dynamic Management)이라는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을 독자적으로 계발하고 싶은 강한 열망을 안겨주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때마침 삼성그룹 전략기획본부에서 아무 부담 없이 연구하라며 재정지원을 해 주어 필자는 산업연구에 몰입할 수 있었고, 그 연구결과를 1990년대 초반에 ‘세계 산업의 주도권 이동원리’와 ‘기업파워(firm power)는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두 권의 저서를 한국경제신문사에서 발간하였다. 당시 ‘세계 산업주도권의 이동원리’는 삼성 맨 필독서 10권 중 유일한 국내도서로 선정되었고, ‘기업파워는 어디에서 오는가?’는 1995년 출판문화대상(전경련 주관)을 받았다.
‘기업파워’라는 개념・용어・정의는 물리학의 파워개념을 원용하여 기업파워를 ‘기업이 이익을 창출하는 힘의 능률’로 정의하고, 이를 결정하는 요인을 물리학에서 파워를 구성하는 4가지 요소, 즉 (부피*밀도)*가속도*속도에서 유추하여 [(기업규모*(솔루션적합성, 공정적합성)*혁신*성장벡터)]로 접근하는 기업파워이론을 정립하였는데, 이는 세계 여러 석학들로부터 기업성장발전의 일반이론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한편, 1990년대 중반 필자는 국책은행인 한국주택은행의 전략연구프로젝트를 수행하였는데 뒤이은 3여 년간 주택은행 사외이사를 맡아 실물경제와 금융경제와의 바람직한 관계뿐만 아니라 세계금융의 주도세력과 그들의 행보에 대해서도 눈을 뜨게 되었다.
이런 배경에서 필자는 1997년 국내에서 터진 IMF 외환위기와 공교롭게도 같은 해부터 미국에서 일어나는 ‘무역적자의 급증과 파생금융상품의 폭증’이 맞물려 발생하는 격변이, 과연 대한민국 산업화 행보와 미국경제에 어떤 충격을 줄 것인가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시의적절한 SK의 연구비 지원에 힘입어 필자는 심도 있는 연구를 할 수 있었다.
한국의 경우 IMF사태 이후 30대 재벌의 절반이 도태되었지만, 오히려 살아남은 재벌들은 엄청난 규모의 무역흑자를 지속하며 한국경제의 대도약을 주도하고 있었다. 그에 반해 미국에서는 2008년 Wall Street meltdown(미국발 경제위기)이 터지는 걸 보면서, 한국재벌구조(Chaebol Structure)의 진화논리와 더 나아가 기업의 지속번영 원리를 보다 일반적으로 이해·설명할 수 있는 ‘동태경영이론’을 정립할 수 있었고, 필자는 이를 Dynamic Management Theory(한양대출판부, 2008)’와 ‘Why Industrial Hegemony Shifts(Lambert Academic Publishing. 2010)’라는 타이틀의 영문판 저서를 국내와 독일에서 각각 출간하였다.
2011년에 필자는 영국 Warwick Univ.의 John McGee 교수(당시 세계전략경영학회 회장)와 Wiley 출판사로부터 ‘다이나믹 매니지먼트 관점에서 한국재벌의 진화’에 대해 집필해 달라는 청탁을 받았는데, 이는 “Emergence and Evolution of Chaebol Structure”라는 제목으로 Wiley 백과사전(2015년 출간)에 실려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 핵심내용은 한국의 수출지향 재벌들이 글로벌 시장의 고객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재벌총수의 사업보국과 기술제일주의에 입각한 신속한 투자결심을 전문경영자들이 책임지고 집행하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아닌 그 조화’를 추구하는 기업지배구조 위에서 동태경영을 펼쳐 온 결과가 바로 대한민국 산업화 성공과 한국경제의 대국화 원리이며, 재벌이 바로 그 주역임을 강조한 것이다.
필자는 정년 이후에도 이익추구와 관련한 혁신이론과 방법론을 동태경영의 관점에서, “Evolution of Chaebol Structure” (2015)를 비롯하여, “Dynamic management view” (2017), “Direct causal mechanisms of profit” (2018), “Business model schema” (2019), “Comprehensive unified paradigm” (2021) 등 수 편의 SSCI 논문을 연속적으로 게재하면서 수차례 국제학회에서 발표와 세미나, 해외 특강 등을 통해 동태경영을 본격적으로 확산시켜왔다.
필자는 인문사회과학에서 추구하는 질서/법칙/규칙을 밝히는 데 있어서 원천적으로 오류를 전제하고 수용하는 과학적 방법 대신에 자연 질서를 그대로 원용하는 섭리 기반 접근법(Providence-based approach)에 기초하여 대한민국의 경제대국화와 기업의 이익추구와 관련한 동태경영의 이론화를 추구할 수 있었다.
동태경영은 대한민국 산업화 성공경험과 세계 산업주도권 이동경험을 통하여 실증된 이론이며, 이에 대해 해외 석학들과 컨설턴트로부터 확인된 특・장점들은 다음과 같다.
(1) 동태경영은 기술・경제의 Megatrend와 한국의 산업화 경험에서 잉태되었다.
(2) 동태경영은 대기업(재벌) 주도의 한국경제 대국화의 동인이었다.
(3) 동태경영이 빛을 발하는 영역은 실물경제이다.
(4) 동태경영은 하버드대 마이클 포터 교수팀이 보여준 ‘KTA 장기전략 연구결과’의 부실에 대한 반작용에서 촉발되었다.
(5) 동태경영은 ‘Why Industrial Hegemony Shifts’가 2010년부터 아마존에서 판매되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6) 아마존 판매 이후 2010년부터 북경대와 난까이(南開)대의 석・박사과정에서 동태경영을 정규과목으로 가르치는 이유는 동태경영의 양대 이론인 기업파워이론과 니즈진화이론이 지니는 이론의 강건성과 높은 실용성 때문이다.
(7) 2011년 미국 San Diego에서 있었던 세계경영전략학회 Special Conference에서 ‘동태경 영의 부재’로 Nokia가 쇠락했음을 알았다.’고 고백한 노키아의 핀랜드 자문교수의 증언은 진실이었다.
(8) 동태경영의 본질은 니즈진화와 기술변화에 대한 니즈맞춤혁신(needs-focused innovation)을 통한 적응(adaptation)이며, 이는 주도(主導)나 편승(便乘)을 통해 이뤄진다.
(9) 동태경영에서는 어떤 기업이든 구매력(purchasing power)과 지불의향(willingness to pay)을 지닌 고객의 니즈/요구를 확실히 충족시켜 줄 모범답안을 우선 찾은 후, 그 모범답안을 실행하기만 하면 된다. (Seek Norm first and then Get-to-Norm)는 우선순위를 중시하는 실용적 합리성(practical rationality)에 기초한 적응화(adaptizing)의 의사결정방식을 취한다.
(10) 동태경영은 인과율에 기초하되, 가능한 모든 상황에서 적용되는 보편법칙성(universal rule), 어떤 상황들에서만 적용되는 상황적응적합성(contingency rules), 그리고 특수한 한 가지 상황에서만 적용되는 특유성(specificity)을 동시에(simultaneously) 이해・설명할 수 있는 일반이론을 지향한다.
(11) 동태경영의 논거는 자연 질서이며, 이는 천지창조 때 절대의지에 의해 정해진 결정론(determinism)으로 이해하며, 따라서 동태경영은 섭리(攝理)경영으로도 불릴 만하다.
(12) 동태경영은 절대적 가치판단기준을 따른다. 이는 지력(intelligence)을 통해 자연 질서로부터 인지된 사실(cognized fact rathan than fact-finding)을 자유의지(free will)로 받아들일 것인지, 아닌지 여부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가치판단(value judging)을 한다는 의미이다. 이런 가치판단은 사실과 경험을 중시하는 강점은 있으나 오류를 전제하며 가치중립(value free)을 표방하는 논리실증주의(logical empiricism)에 기초하는 과학적 방법과는 그 근본을 달리한다. 요컨대 자연의 섭리에 기초하고 있는 동태경영은 과학적 방법에 기초하고 있는 현재의 인문・사회과학과는 그 근본이 다르다.
(13) 동태경영은 자연 질서에 기초한 논거가 강건한 일반이론으로 그 실용성이 가장 강하므로, ‘좋은 이론보다 더 실제적인 것은 없다’는 주장을 넘어 ‘일반이론보다 더 실용적인 것은 없다.’는 주장을 강하게 역설한다.
현재 동태경영이론은 혁신경영/혁신전략 분야에서 새로운 한 장르를 형성하자, 선진국은 물론 산업화 선발국과 후발국 약 30여 국가들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특히 4차 산업혁명으로 초지능의 AI 시대가 진행되면서 ‘기술변화의 가속화와 고객위상의 급상승’이라는 특징을 내보이자, 기술과 고객니즈 두 차원 간의 적합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동태경영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부합하는 경영패러다임으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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