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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면을 맞는 디지털마케팅
새 국면을 맞는 디지털마케팅
Covid-19와 함께 대면 활동은 막혔고 사람들은 온라인 환경에서 그 대안을 찾았다. 결과적으로 디지털전환이 코로나를 통하여 비약적으로 가속화되었다. 우리는 이제 디지털 환경에서 일하고, 쇼핑하고, 교제하고, 오락을 즐긴다. 삶의 근거지가 디지털이 되다보니 기업들 역시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디지털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광고시장에서 과거 수십 년간 왕으로 군림하던 TV는 2018년 그 자리를 디지털 광고에 내주었다. 2022년 국내 디지털 광고시장의 규모는 11조 원으로, 전체 광고시장의 60%를 차지한다. 지상파, 종편 등을 포함한 전체 방송 광고는 23%에 그치고 있다.
기업들에게 고객과 소통하는 가장 중요한 창구가 된 디지털 채널에서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까? 이에 대한 답은 기업들이 실제로 어떤 매체에 가장 많은 비용을 쓰는지 확인해보면 알 수 있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검색엔진광고 및 관련 마케팅에 전체 광고비의45%를 쓰고 있다. 검색과 관련된 마케팅 활동이 가장 중요한 소통 및 촉진 수단인 셈이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왜 검색엔진을 이용한 소통에 열심일까? 검색과 관련된 마케팅 활동이 과연 그렇게 효과적일까? 현대인들은 하루 평균 2,000건 이상의 광고에 노출된다고 한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얻기 위한 기업의 노력이 공기처럼 우리의 삶을 휘감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은 늘 광고에 지쳐 있고, 기업들이 먼저 꺼내는 말에 귀 기울이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검색 광고에 노출되는 상황은 다르다. 소비자들은 무언가 원하는 것이 있을 때 Naver, Google과 같은 검색엔진을 열고, 키워드를 입력한다. 저녁 모임을 준비하며 약속장소 인근 맛집을 검색하는 것은 바로 소비자가 무언가 필요로 할 때이고, 이때 소비자의 Needs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적절한 광고가 전달된다면 이는 더 이상 광고가 아닌 소중한 “정보”가 되어 관심을 받고, 제대로 처리되며, 오래 기억에 남는다. 더 나아가 기업이 원하는 구매가 이루어진다.
검색엔진의 성공을 일구어낸 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Google이 발전시킨 키워드 경매방식이다. 검색 광고를 게재하기 희망하는 광고주들은 검색엔진에서 키워드를 경매방식으로 구매한다. 초창기 검색엔진들은 매 노출 당 지불비용을 이용한 단순 경매로 각 키워드 결과페이지에 보여줄 광고를 결정했다. 광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당연한 접근으로 보이나, 이 방식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광고 예산이 많은 광고주는 상품과 관련 없는 키워드까지 구매하여 자신의 광고를 과도하게 노출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은 검색 시 자신의 의도와 관련 없는 광고들에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이는 검색엔진 이용경험을 나쁘게 만든다. 검색엔진 이용은 꺼려지고, 이는 다시 검색 광고의 효과를 저하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악순환이 발생한다. Google은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광고점수”기반 경매방식을 도입하였다. 광고점수는 1) 광고 노출 후 소비자가 광고에 관심을 보여 이를 클릭할 경우 광고주가 지불하고자 하는 비용(클릭당 비용)과 2) 광고의 Quality Score를 곱하여 결정된다. 이 방식에서 광고주는 광고 노출횟수와 관계없이 광고에 발생한 클릭횟수와 입찰한 클릭당 비용에 따라 광고비를 지불하면 된다. Quality Score에는 광고의 내용이 키워드와 얼마나 연관성이 높은지가 우선적으로 반영된다. 예를 들어 기아 EV6 광고와 “전기차”라는 키워드는 연관성이 높고 따라서 Quality Score가 높다. 하지만 도미노피자 광고는 “전기차”라는 키워드와 연관성이 낮아 Quality Score가 낮다. 두 광고주가 같은 클릭당 비용으로 “전기차” 키워드 경매에 참여할 경우 당연히 기아 EV6 광고가 경매에 이기게 되고, 소비자들이 “전기차”라는 키워드를 검색할 때 결과페이지에는 기아 EV6의 광고가 보이는 것이다. 이 경매방식으로 소비자들의 검색엔진 이용 경험은 비약적으로 향상되었고, 광고주들 역시 기존 노출 기반이 아닌 클릭이라는 성과가 발생할 때 광고비를 지불하는 방식을 합리적으로 인식하며 수용하였다. 또 광고주들은 새로운 경매방식 하에서 우리 광고와 연관성 높은 키워드를 잘 선별하여 광고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임을 알게 되었고, 이는 결국 검색엔진 이용 경험을 향상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결국 선순환 구조가 완성되며 검색엔진은 디지털마케팅의 중심에 자리 잡게 되었다.
세계 검색시장의 92% 점유율을 차지하는 압도적 플랫폼이 바로 Google이다. 지난해 말 Microsoft가 지원하는 OpenAI의 ChatGPT가 공개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고 구글은 “코드 레드”를 선포하며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이는 ChatGPT의 채팅기반 정보탐색이 지금의 검색엔진을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일 것이다. 소비자들이 검색엔진을 사용하는 본원적 이유는 바로 자신이 가진 궁금증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함이다. 이를 충족시켜줄 구체적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검색엔진이다. 마케팅의 관점에서 볼 때 궁금증의 해결은 Needs이고, 이를 충족시킬 구체적인 솔루션인 검색엔진은 Wants인 셈이다. ChatGPT는 본원적 Needs를 해결하는 새로운 솔루션을 제안한다. Microsoft는 세계 검색시장 2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3%의 초라한 점유율을 차지하는 Bing을 가지고 있다.
치열한 경쟁상황이 된 검색시장에서 도전자인 채팅기반 정보탐색과 챔피언인 검색엔진은 어떻게 더 향상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까? ChapGPT가 제공하는 답의 정확성 문제는 언론 보도나 사용자들의 경험을 통해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사용자들이 채팅기반 정보탐색을 쓰는 목적을 정확히 이해하고 적절한 답변과 주의사항을 제공하는 것이 그들의 만족도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ChatGPT를 이미 사용해 본 소비자들은 새로운 경험이 주는 긍정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얼리어답터가 많다. 이들은 소소한 결함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앞으로 유입될 더 많은 일반사용자들은 작은 실수에도 크게 실망하고, 인내심이 부족하며, 쉽게 이탈할 수 있다. 수익모델 또한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 채팅기반 정보탐색에 광고를 적절히 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함과 동시에 유료구독서비스 또한 고려해볼 수 있겠다. 채팅기반 정보탐색은 답변이 하나씩 되돌아오는 순차적 정보전달방식이다. 하지만 검색엔진은 많고 다양한 정보를 검색결과페이지에 병렬하여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숏폼 동영상의 큰 인기를 통하여 볼 수 있듯이 소비자들의 주의집중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즉, 더 빨리 답을 얻으려 한다. 이런 관점에서 검색엔진이 가진 상대우위는 중요하다. 질문에 답을 얻고자 하는 본원적 Needs의 해결을 위해 featured snippet을 강화하고, 사용자들이 검색결과페이지에 병치된 많은 양의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highlight 기능도 도입해볼 수 있겠다. ChatGPT는 Google이 오랜 시간 공들여 구축한 검색엔진 생태계를 흔들고 있다. 시장경제가 경쟁을 통해 발전하듯 검색시장의 새로운 패권 다툼이 우리 삶에 더해줄 혜택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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