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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교수칼럼

FC Barcelona에서 배우는 승리하는 문화

FC Barcelona에서 배우는 승리하는 문화

글. 이경묵 교수

1899년에 설립된 FC Barcelona 1988년까지는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그러다가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축구 선수였던 요한 크루이프(Johan Cruyff)1988년에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아주 좋은 성적을 냈다. 1990년부터 4년 연속 스페인 1부 프로축구 리그인 라 리가에서 우승을 했다. FC Barcelona 선수 출신인 펩 과르디올라(Pep Guardiola)가 감독을 맡았던 2008년부터 2012년까지의 성적은 더 눈부시다. 라 리가 3회 우승, 챔피언스 리그 2회 우승 등 18번의 대회에서 14번 우승했다. 전 세계 프로축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성적을 낸 팀이었다. 해당 기간 동안 FC Barcelona 선수들이 주축이었던 스페인 국가 대표팀은 월드컵 우승, 유러피언 리그 연속 우승을 했다.

FC Barcelona가 이렇게 뛰어난 성적을 낸 원인은 무엇일까? 요한 크루이프 감독 시절에 구축해 놓은 독특한 시스템과 승리하는 문화를 과르디올라가 진화 발전시킨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모든 선수가 공격도 하고 수비를 하는 크루이프 감독의 토탈 풋볼 (Total Football) 전략을 과르디올라는 낮고 짧고 빠른 패스를 통해 공 점유율을 극대화하는 티키 타카(Tiki Taka) 전략으로 발전시켰다. 그리고 그 전략을 잘 실행하기 위해 꼭 필요한 팀워크, 끊임없는 학습의 문화를 창달하고 전략과 문화에 맞는 선수들을 선발하고, 육성하고, 활용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했는지를 보자.

유소년 선수의 발굴과 육성

라 마시아(La Masia)FC Barcelona의 유소년 축구 아카데미이다. 12살에서 13살가량의 유소년을 뽑아 기숙사 생활을 하게 한다. 다른 유소년 축구 아카데미에 비해 이곳의 운영방식이 매우 독특하다. 첫째, 50% 이상을 FC Barcelona의 지역 기반인 카탈로니아 출신으로 채웠다. 어린 시절부터 FC Barcelona를 응원하면서 자라고 팀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높은 유소년들을 뽑은 것이다. 둘째, 체격이나 스피드보다는 체격이 작더라도 순발력이 좋고, 공 터치 감각이 뛰어난 유소년을 뽑았다. 예를 들어 메시(Lionel Messi)는 체격이 클 가능성이 낮아 다른 유소년 아카데미에서는 퇴짜를 맞았지만, 라 마시아에서 선발해 주어 세계적인 선수로 자랄 수 있었다. 셋째, 모든 연령별 팀이 티키 타카 전략을 바탕으로 훈련하고 경기하도록 하였다. 몇 명의 선수가 작은 동그라미 형태를 유지하면서 공을 주고받고 그보다 적은 수의 선수가 동그라미 안에서 공을 빼앗으려 하는 론도 게임(Rondo Game) 1500~1800시간을 할애하도록 했다. 넷째, 재능이 뛰어난 선수는 월반을 시키고 어린 나이에 1군 팀인 FC Barcelona에서 뛰도록 했다. 조기 발굴과 발탁 승진을 시킨 셈이다.

 

핵심 가치의 명확화와 실천

과르디올라는 겸허함 (humility), 강도 높은 훈련 (hard work), 팀 플레이어를 핵심가치로 정했다. 연습장에 포르쉐나 페라리 같은 최고급 차를 몰고 오지 못하게 하고, 저가 항공 일반석을 타고 보통 승용차를 타도록 했다. 자만, 과시, 슈퍼스타로 대접받으려는 의식이 팀워크를 깨고 실력 증진을 위한 노력을 등한시하게 하므로 겸허함을 핵심 가치로 정하고 이를 실천하게 만든 것이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에게도 기량을 유지하고 증진하기 위해 강도 높은 훈련을 하도록 했다. 훈련 시간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했고, 선수들의 체중을 매일 측정해서 관리했고, 12시 이전에는 집에 들어가도록 요구하고 집 전화로 전화를 걸어 확인했다. 엄격한 규율을 적용하여 최고의 몸 상태와 기량을 유지하도록 한 것이다. 티키 타카 전략은 선수 개인의 기량보다는 팀워크에 의존하는 전략이다. 그래서 선수들로 하여금 개인적인 목적보다 팀의 성공을 우선시하도록 요구했고, 그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선수들은 기량이 뛰어나도 방출했다.

 

모범적인 선수 중심의 팀 운영

새로운 문화를 창달하기 위해 과르디올라는 새로운 문화를 몸소 실천하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하고 그들이 다른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했다. 라 마시아 출신으로 팀의 DNA를 대표하는 메시, 하비, 이니에스타, 푸욜 같은 선수들이 팀을 이끌도록 했다. 페드로, 바스케쓰 같은 선수들을 1군으로 승격시키고, 팀의 전략과 문화에 적합한 선수들을 외부에서 영입하고, 뛰어난 기량을 갖추었지만, 팀의 전략과 문화에 적합하지 않은 호나우딩요, 앙리, 즐라탄 같은 선수들을 방출했다. 팀의 전략과 문화를 바탕으로 팀을 구성함으로써 전략 실행의 성공도를 높이고 문화를 강화해 나간 것이다.

 

진성 리더십의 발휘

훈련하는 날에 선수들은 오전 10시까지 출석부에 사인하고 11시부터 공식적인 훈련을 시작한다. 과르디올라는 8시에 연습장에 나온다. 스스로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같은 선수들이 매일 같은 식탁에 앉아 식사하는 것은 팀 내 파벌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했다. 선수들에게 적용하는 엄격한 규율을 자신에게도 적용했다. 그러나 엄격함만으로는 팀워크를 강화할 수 없기 때문에 선수 개개인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선수 개인의 특성에 맞게 코칭을 하고, 함께 운동하고, 함께 식사를 했다. 팀 문화를 강화하기 위한 스토리, 의례 의식을 만들어 활용했다.

FC Barcelona의 사례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우리 기업 경영진이 승리하는 문화를 만들어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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