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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읽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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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송재용 교수

디지털 대전환과 글로벌화의 역풍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기업 환경 변화는 크게 (1) 디지털 대전환 (digital transformation), (2) 글로벌화의 역풍 (de-globalization), (3) 부채 위기 가능성 증대, (4) 큰 정부 시대의 도래로 요약해서 볼 수 있다.

첫 째, 디지털 대전환의 속도가 빨라진다. 온라인 유통/언택트 소비 확산이 가속화되어 유통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이는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의 디지털/데이터 기반 전환을 촉발할 것이다. 온라인/디지털화를 통해 데이터 축적이 가능하기에 빅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향으로의 BM혁신이 속도를 내게 될 것이다. 또한 재택근무, 화상회의가 일상화되는 등 일하는 방식의 변화도 일어나게 되는데 이는 기업의 조직문화와 채용 방식은 물론 부동산 시장에도 큰 변화를 가져 오게 될 것이다.

둘 째, 글로벌화 측면에서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20세기 후반부터 코로나 이전까지 세계 경제는 글로벌화를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 특히 선진국들이 제조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는 오프쇼어링이 대세를 이루면서 세계의 공장으로서 중국이 부상하여 G2의 반열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의 중요성을 재인식한 미국, 일본 등은 강력한 제조업 유턴 정책을 펼치는 상황에서 중국의 인건비 급상승 등으로 인한 중국에서의 제조비용 급증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로 인한 스마트 팩토리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2010년대부터 본격화된 리쇼어링 트렌드가 최근들어 보다 본격화되고 있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보다 강화된 자국중심주의/보호무역주의 흐름으로 인해 리쇼어링 트렌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가속화될 것이다. 이러한 리쇼어링 트렌드는 탈글로벌화 (de-globalization) 트렌드로 이어지고 오프쇼어링의 최대 수혜자였던 중국의 세계 경제에서의 위상을 하락시킬 것이다.

오프쇼어링에 계속 의존하는 기업들도 중국으로 생산거점을 단일화하는 전략의 위험성을 깨달았기 때문에 차이나 플러스 원의 형태로 오프쇼어링 거점을 이원화하거나 지역별로 생산거점을 두는 다원화 전략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효율성을 최적화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어떠한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회복탄력성 (resilience)을 중시하는 전략으로 전환하게 될 것이다.

셋 째, 이번 코로나발 위기는 세계 경제의 부채 위기 위험성을 증폭시킬 것이다. 코로나 이전에도 글로벌 금융 위기의 후유증으로 전세계 총부채는 미국 GDP10배가 넘는 250조 달러 수준으로 팽창되어 있었는데 이번 위기로 300조 달러를 훌쩍 넘어갈 것이다. 이로 인해 아르젠티나, 터키, 남아공 등 신흥 시장의 취약국가의 부채 위기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로 인한 봉쇄로 경제에 큰 타격을 받은 이태리, 스페인의 경우 GDP10% 이상을 차지하는 관광업의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기에 부채 위기의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이태리, 스페인이 국가 부도 상황으로 치닫게 되면 최악의 경우 유로존의 붕괴를 초래할 수도 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 이전에도 국유기업과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가 심각하였고 부동산 버블의 조짐도 있었던 중국 경제의 부채 위기의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렇게 부채 수준이 높아지면 이것이 경제 위기로 비화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과도한 부채로 인한 투자와 소비 위축, 증세로 인해 경제의 저성장이 장기화되고 부채를 줄이는 디레버리징 과정에서 큰 고통이 수반되어 위에 언급한 나라들에게 2020년대는 잃어버린 10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넷 째, 중앙정부와 중앙은행의 힘이 강해지는 큰 정부의 시대가 당분간 나타날 것이다. 코로나 발 위기에서 정부가 방역과 경제 위기 극복의 주체이기에 정부의 영향력이 강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 지원으로 살아난 기업들에게는 자사주 매입 금지, 배당 축소/중단, 고용 유지 등 각종 정부 규제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Q (기업가센터)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디지털 대전환과 글로벌화의 역풍은 결국 일하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 문제를 오늘의 경영자에게 던진다고 생각합니다. 보건 문제로 강제된 재택 근무는 단지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개선하는 근태관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심 혹은 부도심에 사옥을 두고 출퇴근을 하는 관행, 즉 부동산을 포함한 도시 행정과 작업장 일반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고 봅니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의 재조정과 리쇼어링(reshoring)의 경향은 서비스 산업의 제조업 의존성을 역설적으로 증명하고 있다고 봅니다. 감염병의 시대에 의료를 포함한 서비스 산업의 효율과 국내 소부장 산업의 효율성이 연동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시 행정과 재택 근무의 결합, 서비스 산업과 제조업의 결합, 이 두 가지 트렌트의 대표적 적용 대상은 현대 자동차를 포함한 모빌리티(mobility) 시장이라고 생각됩니다. 코비드 이후의 모빌리티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A (송재용) 2020년대 자동차 산업의 가장 큰 트렌드 중 하나가 Maas (Mobility as a service)였고 현대차도 이런 방향으로 전략을 옮겨가고 있었는데 고민이 깊어질 것 같습니다. 차량 공유 서비스의 성장은 완전 자율 주행 기술이 나와야 급성장이 일어날 텐데 기술적으로나 제도적으로나 아직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입니다자동차 시장은 친환경차의 확산과 차량 공유서비스의 확산 등으로 신차 판매, 특히 내연기관차 판매가 피크를 치고 줄어드는 피크 카 (peak car) 현상이 코로나 사태 직전에 나타났었는데, 향후 자동차 시장 규모 측면에서는 긍정적, 부정적 요인이 혼재하는 것 같습니다. 긍정적 측면으로는 안전에 대한 우려로 차량 공유보다는 자차 구매에 대한 선호가 다시 강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정적 측면으로는 전세계 경제가 중장기 저성장으로 빠져들면서 가처분 소득의 감소로 대표적인 고가 내구재인 자동차 구매를 위한 소득이 줄어 들어 차량을 구매하더라도 신차보다는 중고차를 선택하는 경향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안전, 위생과 함께 환경에 대한 관심도 고조될 가능성이 높기에 신차 시장에서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차 비중 확대가 가속화될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또한 재택 근무가 활성화되면 휴가를 가서도 근무를 할 수 있기에 차종도 승용차보다는 SUV 등 여가에 활용할 수 있는 차종의 인기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Q (기업가센터) 양질의 공산품을 저가로 즐길 수 있는 지금의 소비 생활은 글로벌 공급망에 중국이 진입하고, 또 중국의 국가 부채에 일정 부분 의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의 국영기업 혹은 정부의 투자를 받는 기업의 가격 경쟁력은 중국 정부의 직간접적 지원에 의존해왔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무역분쟁, 그리고 부채의 위기는 향후 지금과 같은 소비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던지는 것은 아닐지요?

A (송재용) 그렇습니다.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만든 오프쇼어링 트렌드는 공산품의 제조 비용을 상당 부분 낮추어 소비 확대에 기여해 왔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국유기업 위주로 구성된 중국의 특성상 보조금과 같은 중국 정부의 직간접적 지원이 중국 기업의 믿기 어려운 수준의 저원가 구현에 기여했습니다. 하지만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물품의 관세율이 올라가고 미국의 압력과 중국의 중앙 및 지방 정부의 부채 증가로 인한 보조금 지급이 어려워지면 설사 중국이 세계의 공장 지위를 일정 부분 유지한다 하더라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공산품의 가격을 올라가고 이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서 코로나 사태로 인해 2020년대 세계 경제의 중장기 저성장 기조 고착화와 부채 위기가 현실화되고 선진국에서 공히 나타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면 가처분 소득 위축으로 인한 소비 위축도 더해질 것입니다. 이러한 소비 위축은 다시 경제 성장률을 하락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위험성도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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