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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서평

서른세 번째 이야기 『오십의 기술』

서른세 번째 이야기 『오십의 기술』

1. ‘오십의 기술’ 전체 소개

* 지금의 중년은 몇 살일까? 한국인들을 나이 순서대로 줄을 세우면 맨 가운데 있는 사람의 나이(중위연령)는 ‘만 41세’다. 그래서 보통 중년의 나이를 만 41세부터 세는 것이다. 심리학계에서는 중년을 40세부터라고 보지만 요즘 40대가 자신을 중년이라고 생각할까? 생각하지 않는다. 진짜 중년의 시작은 ‘오십’부터다. 그 이유는 돋보기를 쓰고 새로이 재학습을 시작해야 하는 때가 바로 중년이기 때문이다. 케임브리지대학의 데이비드 베인브리지(David Bainbridge) 교수는 젊은 층과 비교해 중년 집단의 지능을 연구한 결과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중년에야 비로소 신을 닮은 지혜와 이성과 기억력을 갖게 된다.”

- 사람과 세상, 사건을 판단하고 통찰하는 능력이 중년에 현저히 높게 나타나더라는 것이다.

* 그런데 ‘액티브 시니어’라 불리는 활동적이면서도 의미 있게 나이 드는 중년의 비밀은 무엇 일까요? 그들이 몰두하는 가장 중요한 활동 중의 하나가 학습이었다. 이 학습 활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또래 군과 비교했을 때 훨씬 더 수명이 길고 삶의 만족도도 높았다. [지천명(知天命)의 인문학] 서평북에서 자신의 천명을 찾는 방법을 학습하기 바란다. 그중에서도 이번 서평에서는 [오십의 기술](이호선 지음, 카시오페아, 2023)을 통해 중년의 행복 비법에 대해 살펴보자.

2. 행복을 소비하는 사람 vs 행복을 소모하는 사람

* 미국 작가 제임스 오펜하임(James Oppenheim)이 이런 말을 했다.
“어리석은 사람은 멀리서 행복을 찾고, 현명한 사람은 자신의 발치에서 행복을 길러낸다.”
- 행복은 감정일까? 아니다. 행복은 손에 만질 수 있고 장면으로 구현될 수 있어야 한다. 행복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면 ‘아프지 않은 상태’를 넘어 생활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한 상태, 복된 좋은 운수. 이렇게 나온다. 
- 그런데 어떤 사람은 행복감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행복감을 잘 못 느낀다. 왜 그럴까? 머릿속에 그림이 없기 때문이다. 머릿속에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행복의 그림이 있고 지표가 있는데, 막연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결국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막연한 행복은 행복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 어떤 사람은 행복의 조건을 다 갖춘 것 같은데 전혀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며 자신은 매일 불행하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누가 봐도 최악의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행복하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상황을 두고 ‘행복 능력’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사람마다 행복할 수 있는 능력이 따로 있다는 뜻이다. 저자는 행복 능력을 ‘행복을 느끼고, 발견하고, 수용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행복을 소비하고 어떤 사람은 행복을 소모한다. 행복을 소비하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말하고, 행복을 소모하는 사람은 행복하지 않다고 말한다. 왜 이런 행복 능력이 발생하는 걸까? 
- 행복을 소비하는 사람들은 행복을 절댓값이라고 생각한다. 
- 행복을 소모하는 사람은 행복이 상댓값이라고 느낀다. 행복을 소비하는 사람은 일정 기준을 넘어가고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행복의 상태라고 보는 것이다. 
- 반면 상댓값이라는 건 늘 대상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비교 대상보다 ~하다’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비교하는 대상의 행복 기준이 올라가면 나도 같이 따라 올라가고, 내려가면 나도 따라서 내려갈 수밖에 없다. 남의 삶을 기준으로 살아가니 중년이 되어도 주체적으로 살 수가 없는 것이다.

* 세 번째, 행복 능력이 높은, 즉 행복을 소비하는 사람들은 자기 존중이 중요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나를 키우고 돌보고 사랑하고 매만지는 능력이 있다.

* 그래서 행복 능력이 높은 사람은 절댓값을 가지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능력치를 알고 자기를 존중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이에 반해 행복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 앞으로도 행복해지지 못하는 사람들은 행복을 상댓값이라고 보고 환상에 빠져있고, 자기 비대에 빠진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3. 행복하게 자신의 삶을 잘 지켜내는 법

* 어떤 사람이 나이가 들어서도 행복하게 지내고 자기 삶을 잘 지켜내는가. 이것에 관련된 연구가 있다. 바로 ‘그랜트 연구’다. 이 그랜트 연구는 미국의 그랜트라는 사람이 펀드를 마련해 지원해서 70년 넘게 사람들이 성장하고 나이 들어가며 어떻게 변화하고 행복감을 느끼는가에 대한 종단 연구다.

* 1938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종단 연구가 진행될 동안 몇 번의 연구자가 바뀌어서 최근에는 하버드대학의 조지 베일런트(George Vaillant)라는 사람이 이 그랜트 연구를 맡아서 담당하고 있다.
- 그랜트 연구는 1938년부터 시작해서 814명을 대상으로 크게 3개의 그룹을 나눈다.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그룹 하나, 평범하지만 약간은 가정형편이 좋지 않은 보스턴 지역의 한 고등학교의 청소년 그룹, 또 하나는 IQ 140 이상이 되는 당시의 천재 여성들로 이루어진 그룹(이를 터먼 그룹이라고 한다)이다. 이 3개의 그룹을 대상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들을 살피고 최종적으로 누가 가장 행복할까를 세월을 따라가며 지켜본 것이다. 장장 75년을 말이다.
- 첫 번째는 똑똑한 그룹, 두 번째는 평범한 그룹, 세 번째는 머리가 좋지만 여성이기 때문에 당시에 한계가 있었던 터먼 그룹. 이때 결과적으로 누가 더 행복하고 덜 행복했다가 중요할 것이다. 그런데 그건 개인마다 다 달랐다. 정작 무엇이 이 사람들의 행복을 결정하는 요소였는지가 더 중요했다.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요소들이 의외로 나이가 들면서 행복의 요소가 아니었던 것들이 있다. 
- 의외로 실제 행복에 별로 영향을 못 미쳤던 항목들로는 첫째, 조상의 수명이다. 내 아버지, 어머니가 몇 살 정도까지 살았는가는 별로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두 번째, 콜레스테롤 수치도 우리 행복에 큰 행복을 미치지 않았다. 스트레스, 부모의 특성, 또 유년기의 성격, 사회적 유대관계, 의외로 이건 우리가 잘 나이 먹고 행복하게 나이 먹는 데 생각보다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①  중년 이후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 그럼 도대체 어떤 요소가 중년 이후의 행복에 영향을 미쳤을까? 
- 조지 베일런트가 했던 이야기 중에 이게 가장 마음에 들었다.
“우리의 과거에 일어났던 일은 우리의 미래에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 조지 베일런트의 그랜트 연구는 과거에 있었던 일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짓지 않더라고 말한다. 과거가 미래의 행복을 결정짓는 게 아니다. 영향이 없는 건 아니지만 무조건 과거에 따라 결정을 하는 게 아니다. 위 이론과 연구들을 통해 우리는 늘 현재를 선택하는 사람들이라는 걸 알 수 있다.
- 두 번째,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감사와 관대한 마음. 이건 우리 행복감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땡큐”(Thank you) 하는 사람들도 좋았으나 그보다 “괜찮아, 그럴 수 있지!”(Okay, fine)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인생이 더 좋았다는 것이다. 나이 들수록 꿀 떨어지는 부부들의 비결을 앞에서 살펴보지 않았던가. 20년 이상 결혼 생활을 한 40쌍의 부부를 연구했을 때 이 부부들에게서 나온 정말 중요했던 말, 그들이 가장 많이 쓰는 말은 “사랑해”가 아니라 “괜찮아”였다. 이게 바로 감사와 관대함의 대표적인 단어가 아닌가 싶다.
- 세 번째가 50대의 행복한 결혼 생활이다. 50대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인생의 전환기와 같다. 50대에 자녀들이 성장함에 따라 찾아오는 빈 둥지, 갱년기, 퇴직에 따른 사회경제적 변화, 부모의 사망 등이 가까운 시기 혹은 한 해에 몰아서 발생하기도 한다. 매우 예민하고 동시에 배우자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시기다. 배우자에 대한 기대가 충족된다면 부족하더라도 둘의 연합으로 60대부터의 거대한 인생 2막을 힘내어 준비할 것이다. 그러나 만일 기대가 허물어지거나 배신감에 몸서리를 치게 된다면 부부는 각자 변곡점 앞에 서게 될 것이다.
- 네 번째는 알코올 중독이다. 중년기 50세 이후 중독은 절망의 누룩으로 지어진 독주 속에 익사하는 과정과 같다. 늦바람이 무섭다는 말처럼 뒤늦은 나이 알코올 중독은 부엌에서 몰래 술 마시다 돌이킬 수 없는 중독에 빠지는 키친 드렁커(Kitchen Drunker. 주방에서 술에 취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알코올 의존증에 빠진 주부들을 일컫는 말)처럼 발견도 힘들뿐더러 치료 저항도 크며 일단 치료를 시작해도 매우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 스스로 느끼는 인생 실패감 역시 크다.
- 다섯 번째가 나이가 젊은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수입 증가보다 행복도에 더 기여를 했다. 이거야말로 지금 21세기 온라인이 대세를 이루고 코로나 이후 비대면으로 만나서 대화하고 일하는 것이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너무 중요한 정보다. 지금은 여러 매체를 통해서 젊은 세대와 새로운 교류도 가능하고 여러 강연 프로그램에서 젊은이들이 나와서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것을 듣는 것만으로도 소통의 시작이 된다.
- 마지막으로 좋은 주관적 건강 상태다. 이것은 실제 내가 나 스스로의 건강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를 뜻한다. 이를테면 비슷한 건강 상태임에도 “아, 나 맨날 아파. 맨날 아파 죽을 것 같아”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난 괜찮다. 근육 만들면 되지”,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괜찮은 편인 것 같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가 건강하다고 느끼고 또 건강해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생의 행복감은 훨씬 더 높았고, 사회적 적응력과 친밀감에 대한 실행력도 훨씬 더 높았다.

 

 


②  행복한 노년기를 준비하는 자세


* 조지 베일런트의 그랜트 연구는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뿐만 아니라 성공적 노화를 예측하게 하는 7개의 요소까지도 꼽았다. 그런데 정말 뻔한 결과다. 이 뻔한 7개 중에 몇 개나 포함되는지 한번 보자. 
- 먼저 교육 부분이다. 이미 이 책을 읽고 있으니 성공적인 노화의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고 볼 수 있다. 
- 두 번째, 안정된 결혼 생활. 이 책에는 꿀 떨어지는 부부로 만드는 기술이 들어있으니 가능할 것 같다. 
- 그다음, 가능하다면 금연이나 금주도 했으면 좋겠고, 그리고 운동, 또 적정한 체중. 평소에도 안정되게 건강을 유지한다면 이걸 어느 정도를 유지하고 있을 것이다. 
- 마지막 성숙한 방어 기제가 있다. 성숙한 방어 기제는 대표적으로 자기가 현재 겪고 있거나 과거에 겪었던 고통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다. 개인이 자신이 겪은 고통이나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한 해석 능력이다. 이걸 에릭 에릭슨 이론으로 설명하자면 ‘통합성’이다.
‘지난 것들이 아쉽고 답답하고 창피한 것도 많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고, 지금은 괜찮아. 앞으로도 열심히 지금의 자세로 살아갈 거야. 더 나은 사람이 될 거야. 나이 들수록 더 노력할 거야.’
- 이런 마음을 가지고 내 과거의 통증과 아픔을 잘 승화시키고 별문제 없이 지나간다면 성숙한 방어 기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4. 결론

* 누구도 물어보지 않고 불러주지 않았던 내 이름을 찾고 존재의 숨을 불어넣기 딱 좋은 때가 지천명(知天命)을 지나면서부터이다. 그래서 이번 서평북의 결론은 낙천지명이다. 
- ‘낙천지명(樂天知命) 하늘을 즐기고 명을 아는 고로 우려하지 않는다.(故不憂)’ 군자가 취하는 태도는 낙천(樂天), 즉 ‘하늘을 즐기는 것’이다. 낙천(樂天)은 ‘하늘을 낙으로 삼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 지명의 명(命)은 원래 하늘이 내린 천명(天命)을 뜻한다. 또한 사람은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하늘로부터 무언가 받은 명이 있고, 이를 이루라고 주어진 것이 사람의 ‘목숨’이라는 뜻에서 ‘목숨 명’ 자로도 쓰이고 있다. 생명(生命), 수명(壽命)에도 명이 들어 있는데, 이는 천명을 완수하라고 주어진 것이 생명이고 수명이라는 뜻이다.
- 낙천지명(樂天知命)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안하고 행복할까? 수양하고 노력해볼 일이다. 책장을 펼치면 지천명(知天命)과 ‘낙천지명(樂天知命)의 꽃길이 펼쳐진다. 책 읽고 행복하시길.

 

* 서진영(자의누리: 장애인표준사업장)에서 제공하는 ‘CEO서평’은 장애인표준사업장 서비스/제품으로 구독하시면 장애인고용부담금 감면과 장애인우선구매 산정 혜택이 있습니다. 02-3444-8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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