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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서평

서른두 번째 이야기 『2024 AI 트렌드』

서른두 번째 이야기 『2024 AI 트렌드』

1. ‘2024 AI 트렌드’ 전체 소개

* 이번 달 CEO서평의 주제는 [2024 트렌드: 라이프스타일편]이다. 그중에서 [2024 AI 트렌드] 딥앤와이랩스·류성일·이규남·황동건·이영표·조현서·박준상·홍준의 지음, 한스미디어, 2023.의 내용에 대해, 그 중에서도 AI 알파고 바둑을 이기는 방법에 대해 한번 재미있게 있게 살펴보자.

*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Richard Feynman)은 후세를 위해 딱 한마디만 남길 수 있다면 무슨 말을 남기겠냐는 질문에 “모든 것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All things are made of atoms)라고 말했다. 만약 인공지능 시대를 상징하는 한마디 말을 남겨야 한다면 “모든 것은 인공지능으로 혁신할 수 있다”라고 쓸 수 있겠다.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면 데이터로부터 숨은 패턴을 발견할 수 있고 이를 활용해서 예측, 진단, 개선 등 분야를 막론하고 인간의 능력과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인공지능의 음성 인식 능력이 인간 수준까지 도달하는 데 18년이 걸렸고, 인공지능 이미지 인식 능력이 인간 수준까지 닿는 데 6년이 걸렸다. 반면 언어 이해 능력 부문에서는 인공지능이 진출한 지 단 1년 만에 인간의 수준을 초월해버렸다.

2. 바둑: 인공지능 앞에 한없이 겸손해지는 인간

* “수 하나하나의 수준이 굉장히 높은데요. 이 수들의 뜻을 어떻게 이해하실 수 있으세요?” 

  “제가 이 수들을 100%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해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2022년 세계 인공지능 바둑 대회에서 해설을 맡은 백홍석 프로 9단이 캐스터의 질문에 답한 말이다. 한평생 바둑을 연구해온 정상급 프로 기사의 입에서 나온 이 말은 인공지능 앞에 한없이 겸손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 2023년 현재 정상급 프로 기사는 3점을 접고 두어야 인공지능과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다. 이처럼 인공지능의 수준은 인간 레벨에서 점점 더 멀리 달아나고 있다. 인공지능이 체스를 정복한 지 26년 만에 바둑도 같은 결말을 맞은 것이다.

 

 

3. 사람이 수백 년간 갈고닦은 공식, 인공지능 앞에서 와르르

* 과거, 유명세를 떨쳤던 프로 기사 사범님과 바둑 한판을 둘 수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었다.
- 그런데 인공지능 바둑 알고리즘이 나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제 세계 최강의 바둑 챔피언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이다. 그리고 무료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을 누구나 설치해서 사용할 수 있고, 누구나 무제한으로 최정상급 바둑 알고리즘과 대국할 수 있다. 프로 초단자 혹은 아마추어 등 누구나 차별 없이 인공지능의 수를 공부할 수 있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인간의 바둑은 상향 평준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 바둑은 3000년 이상으로 긴 역사를 가진 상류층의 게임이었다. 그래서 ‘무리수’, ‘미생’ 등 바둑에서 쓰던 말이 교양 있는 표현으로 여겨지며 일상에서 널리 쓰게 된 경우가 많다. ‘정석’이라는 표현도 바둑 용어이다. ‘수학의 정석’이라는 표현이나 “이 절차는 정석이니까 꼭 숙지해야 해”와 같은 말처럼 쓰인다. ‘정석’이란, 바둑에서 쌍방이 최선을 다해 두었을 때 필연적으로 나오게 되는 10여 수 내외의 정해진 수순을 말한다. 이것은 강제로 정한 규칙은 아니지만, 그렇게 두지 않으면 그 사람이 큰 손해를 보기 때문에 수십 혹은 수백 년간 학습되어 자연스럽게 공식처럼 정착된 수순이다.
- 그런데 인공지능 등장 이후 이 ‘정석’에 큰 변화가 생겼다. 과거에는 한쪽이 일방적으로 불리한 것으로 확인되어 사라졌던 정석이 다시 부활하기도 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에게 물어보니 한쪽이 전혀 불리하지 않았고 오히려 공평한 수라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상적인 수라고 믿어져 줄곧 두어져 왔던 수순을 인공지능에 입력해보니 한쪽이 크게 손해가 된다는 분석이 나와 아무도 두지 않게 된 정석도 있다. 수많은 인간 고수들에 의해 오랜 세월 동안 학습되어 만들어진 정석이 대대적으로 재평가된 것이다.

*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각 착점에 따른 앞으로의 승률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때 인공지능이 추천하는 가장 승률이 높은 수를 파란색으로 표시하며 블루스팟(blue spot)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다음으로 승률이 높은 수는 초록색을 거쳐 주황색 계열로 점차 색깔을 바꿔 표시한다.
- 조만간 바둑의 ‘블루스팟’이라는 표현이 또 한 번 일상 용어가 될지도 모른다. “우리 사업의 다음 블루스팟은 어디지?”와 같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쓰게 되지 않을까? ‘정석’이라는 표현이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4. 인공지능과의 공존

* 바둑계는 인공지능에 패배한 후 큰 충격에 빠졌으나, 빠르게 적응하고 변화했다. 우선 바둑 수의 연구와 훈련 도구로 인공지능을 적극 받아들였다. 이제 많은 연구생과 프로 기사들이 인공지능 바둑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바둑을 연구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인간 간의 기량 차이가 현격해 인공지능 바둑 대회를 따로 열었고, 그것을 인간 프로 기사가 해설하고 시청자가 함께 즐기는 새로운 콘텐츠 양식을 만들기도 했다. 인공지능과 인간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찾으면서 만들어진 변화들이다. 이처럼 바둑계는 인공지능을 배척하지 않고 공생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다.

5. 바둑에서 인공지능을 꺾을 수 있는 속임수 발견, 역시 인간!

* 프로 기사도 이길 수 없는 인공지능 바둑 알고리즘에게 아마추어 선수가 대승을 거두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실제 가능한 방법이 있다. 바로 인공지능을 속이는 변칙적인 플레이를 하는 것이다. 그런 방법이라면 바둑에서 아마추어가 인공지능을 이기는 것도 가능하다.
-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 이후 7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인공지능 바둑 알고리즘은 계속 발전했고 이세돌 이후 인간은 인공지능과 바둑 대결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세계 랭킹 1, 2위를 다투는 정상급 프로 기사들이 저마다 인공지능과의 대결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승리를 거둔 프로 기사는 지금까지 없었다.

- 그런데 202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인공지능 기업 FAR에서 인공지능 바둑 알고리즘의 약점을 찾아냈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사람이 AI 바둑을 이길 수 있는 전략을 논문을 통해 공개했다. 요컨대 그동안 인간 바둑에서 볼 수 없었던 괴상한 수순을 반복해서 두어 인공지능으로 하여금 오판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 실제로 미국의 바둑 아마추어 선수인 켈린 펠린은 이 전략을 사용해서 현존 최강의 바둑 알고리즘으로 평가받는 ‘카타고’를 상대로 15번을 겨루어 14승 1패로 대승을 했다. 켈린이 둔 수들은 바둑을 좀 두는 사람이 보기에는 바보스럽기 짝이 없는 수들이다. 그러나 이것이 인공지능 바둑 알고리즘에게 통했다. 사람에게는 너무나 쉽게 들통나는 속임수가 인공지능에게는 대응하기 어려운 위협이 되었던 것이다.

* 켈린이 둔 속임수들이 인공지능에게 통한 이유는, 기존 사람이 둔 기보(이력)에서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변칙적인 수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켈린은 인공지능이 학습했던 데이터와 전혀 다른 새로운 수순을 두는 수법으로 인공지능을 이겼다. 이제 이런 수를 의도적으로 둔다면 그동안 자존심을 구겨야 했던 프로 기사들이 드디어 인공지능을 상대로 승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프로 기사도 실제 그렇게 두지는 않을 것 같다.
- 왜냐하면, 여기서 말하는 인공지능을 이길 수 있는 수란, 인간의 바둑에서는 결코 두지 못할 비매너의 수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이미 패색이 짙어 돌을 거두어야 하는 상황에서 바둑판 귀퉁이에 의미 없는 수를 마치 상대를 조롱하듯 두는 것인데, 인간의 바둑에서는 장난이 아니고서야 이런 수를 둘 수는 없다. 여기서 중요한 시사점은 단순히 바둑의 승패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전혀 상상치 못했던 변칙적인 방법으로 인공지능을 속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6. 결론

* 공존해야한다. 인공지능을 속이며 즐거워 할 수 도 있지만, 공존이 정답이다. 새로운 에너지원들이 인간의 근력과 노동을 개선시켰다면, 이제 AI가 인간의 지력과 창조를 혁신하게 될 것이다. AI의 활용을 공부해야 한다. 

누구보다 빠르고 깊이 있게 AI로 송두리째 바뀔 세상을 포착하고 싶을 때, [2024 트렌드: 생성형 AI편]과 4권의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 서진영(자의누리: 장애인표준사업장)에서 제공하는 ‘CEO서평’은 장애인표준사업장 서비스/제품으로 구독하시면 장애인고용부담금 감면과 장애인우선구매 산정 혜택이 있습니다. 02-3444-8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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