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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세 번째 이야기, 『21세기 최고 CEO들의 경영철학』

스물세 번째 이야기, 『21세기 최고 CEO들의 경영철학』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미국의 철학자 니컬러스 버틀러는 “기업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라고 했다. 기업이라는 제도가 만들어진 후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의가 있는 혁신은 거의 대부분 국가가 아닌 기업에 의해 이루어졌다고도 주장한다. 기업은 인류에게 ‘밥’과 ‘일자리’와 ‘미래’를 제공해온 가장 중요한 사회제도이다. 오늘날 국력의 기준도 군함이나 병력 숫자보다 세계적으로 내세울 만한 기업이 과연 몇 개나 있는지가 아닐까. 해외에 가보면 한국 대통령 이름은 몰라도 한국의 대기업들 이름을 아는 이들은 많다.

그러나 기업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위대한 기업가이 있어야 한다. 기업가란 시장의 틈새를 채울 수 있는 사업을 만들어 내고, 커다란 위험을 감수하면서 결과적으로 보상을 누리는 개인이다. 일반적으로, 기업가는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해 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이용하는 혁신가이기도 하다. 

법조계나 의료계 종사자들과는 달리 기업가는 정해진 길을 따라가는 안락함을 누릴 수 없다. 이들의 여정은 본질적으로 아주 위험하고, 수없이 많은 장애물이 산재해 있으며, 끊임없는 위협이 숨어 있다. 1970년대 이후 수많은 스타트업의 아버지였던 스티브 블랭크는 그러한 불확실성을 즐겼다. 

“여러분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당신이 틀렸다는 사실이다……. 스타트업은 이미 알려진 것들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다양한 미지의 것들을 마주하게 된다. 즉 아직 알 수 없는 미지의 고객 세분화와 미지의 고객 욕구, 미지의 제품 특성 등을 다뤄야 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기업가는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면서 그 과정에서 잘 대처해야 할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성공할 수 있어야 한다. 고된 노력을 쏟는 것은 피할 수가 없으며, 따라서 빠르게 배우고 스마트하게 일하는 것 역시 대처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미국 전(前) 행정관리예산국 국장 로이 애시는 1984년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기업가는 자기가 씹을 수 있는 양보다 조금 더 많이 베어 문다. 씹는 법을 곧 배우게 되리라 기대하면서."

그렇다면 기업가들이 조금 더 많이 베어 무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21세기 최고 CEO들의 경영철학](다니엘 스미스 Daniel Smith 지음, 김문주 옮김, SA(에쎄이) Publishing Co. 2021)에서 3가지 사례를 통해 그 비법을 배워보자. 

 

(가)  스스로를 믿어라- 샤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성공적인 기업가에게 필요한 첫 번째 특성은 자기믿음이다. 전설적인 패션 디자이너 코코 샤넬은 기업가가 스스로에 대해 믿음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자산임을 보여 주는 훌륭한 사례이다. 1883년 가브리엘 보네르 샤넬로 태어난 그녀의 시작은 보잘것없었다. 세탁부 어머니와 길거리 노점상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인 데다 고작 열두 살에 어머니를 여의었다. 그 후 몇 년간 수녀원에서 지내면서 바느질을 배웠고, 이 소중한 기술 덕에 침모로 일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더 많은 일을 이루게 되리라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 그러나 코코는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음을 감지했다. 당시 여성들은 코르셋으로 몸을 꽉 죄고, 드레스는 거추장스러운 버슬(bustle, 스커트 뒷자락을 부풀리기 위해 허리에 대는 물건)로 장식했다. 그것이 유행하던 스타일이었는데, 그녀는 그런 실루엣이 나오도록 옷을 수선하는 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하지만 1910년대 접어들면서 그녀는 처음으로 가정에서 벗어난 삶을 꿈꾸는 여성들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코코의 고객들은 이제 멋지게 보이면서도 동시에 실용적이며 편안한 옷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고, 코코는 자신이 그러한 옷을 만들어 내는 여자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코코는 파리에 자그마한 여성용 모자 공방을 열기 위해 종잣돈을 마련했다. 그 후에는 도빌의 바닷가 마을에 두 번째 공방을, 세 번째는 비아리츠에 냈다. 창의적인 마케터였던 코코는 젊고 아름다운 친척 두 명을 고용해 그들에게 그녀의 옷을 입고 길거리를 누비고 다니도록 했다. 그녀는 1918년 파리의 패션지구 한가운데에 첫 번째 정식 패션 부티크를 열기에 충분한 돈을 모았다. 또한 여성들을 위해 언제나 우아하면서도 실용적인 패션 라인을 만들어 내는 한편 여성해방운동이 탄생시킨 새로운 시장에 발맞추기 위해, 저지 원단 같은 혁신적이고 새로운 직물들을 사용하면서 세계적인 명성과 개인적인 부를 얻었다.

- 코코 샤넬은 세계 각국의 셀프 스타터(self-starter, 자기 주도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청사진을 제시해 준다. 코코의 입장에서는 자기같이 불우한 배경을 지닌 사람은 국경을 넘나드는 자기 사업을 벌이지 않아야 한다고 결론 내리는 것이 쉬웠을 수도 있다(당연하게도 20세기 초 시장 진입의 장벽은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상대적으로 훨씬 더 높았다). 하지만 그녀는 스스로가 디자이너이자 세계적인 비즈니스 아이콘이 될 수 있는 경영 인재로서 실력을 갖췄다고 믿었다. 디즈니의 모토에 따라, 코코는 말하는 데만 머무르는 대신 행동에 착수했던 것이다.  

 

(나)  큰 꿈을 꾸라- 엘론 머스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현존하는 거물급 기업가들 가운데서 독보적인 몽상가가 있다면 바로 엘론 머스크다. 어쨌든 그저 머릿속으로 뜬구름 잡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저 멀리 우주 공간까지 나아간 남자가 아니던가. 그는 대부분 사람에게는 완전히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아이디어를 현실로 바꿔 놓기 위해 실질적으로 열의를 가지고 접근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빌 게이츠는 머스크에 대해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진 사람들은 언제나 넘쳐난다. 엘론이 특별한 존재인 이유는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고백하길, 그가 세웠던 모든 계획들이 구상했던 대로 잘 흘러가지는 않았지만 상당수의 계획이 실현됐다고 했다. 예컨대 그의 커리어는 외견상 터무니없는 꿈과 노련한 기업가정신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실례라 할 수 있다. 훨씬 ‘현실적인’ 영역에서 활동하는 기업가들에게 머스크는 여전히 소중한 교훈을 안겨 준다.

- 우리는 가끔 정치를 ‘가능성의 기술’이라고 부르지만, 기업가정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면에서는 불가능하거나 너무 앞서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꿈이라 할지라도, 진짜로 야망 넘치는 기업가라면 그 꿈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먼저 조사해 보지도 않은 채 포기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머스크는 2012년 에스콰이어지(誌)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뭔가 가능한 부분을 만들어 내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그리고 나면 가능성이 생겨나게 됩니다.”

 

머스크는 아주 어렸을 적부터 스스로 꿈을 키워 왔다. 그는 1990년대 중반 박사 학위를 따기 위해 공부를 하던 중 인터넷이 세상을 만들어 갈 것임을 깨닫고 자신도 그 일원이 되는 꿈을 꾸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감수해야 할 대가가 너무 컸다. 인생에서 상당한 수준의 성공과 안정을 보장해 주는 길을 계속 고수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 그는 2014년 중국의 한 경제프로그램인 ‘누구의 시대인가’에서 이렇게 말했다. 

“1995년도 여름이었어요. 인터넷이 인류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칠 것처럼 보였지요. 전 이렇게 생각했어요. ‘그래, 난 전기차 기술을 연구하고 스탠퍼드에서 박사 학위를 마치면서 인터넷이 만들어지는 걸 지켜볼 수 있을 거야. 아니면 내 공부는 잠깐 미뤄 두고 인터넷의 일부가 되어 볼 수도 있겠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머스크는 후자를 선택했다. 우선 그는 페이팔(paypal)을 창업했고 2002년 15억 달러에 가까운 돈을 받고 매각했다. 그다음으로는 전기자동차뿐 아니라 재생에너지에 특화된 미래지향적인 자동차 제조업체인 테슬라 모터스(Tesla Motors)의 최고위 인물이 됐다. 하지만 계획을 가진 몽상가인 머스크를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 주는 것은 아마도 우주수송기업인 스페이스X에서 그가 맡은 역할일 것이다.

- 이 회사의 창업자이자 선도자로서 머스크는 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은하계 탐험을 이뤄낼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예컨대 최종적으로 화성을 식민지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우주수송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을 공표한 기업이 등장한 것이다. 2015년 머스크는 국제 우주정거장 연구 및 개발 콘퍼런스(International Space Station Research & Development Conference)에서 이렇게 말했다. 

“스페이스X와 다른 기업들이 지구 궤도까지 수송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그 정거장에는 기업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이 존재할 겁니다.”

 

- 판타지를 냉철한 기업가주의로 바꿔 놓은 것은 다름 아닌 과학이었다. 

 

(다)  고객은 모른다는 점을 기억하라 – 헨리 포드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헨리 포드가 자신이 자동차 산업에 어떤 혁신을 일으켰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렇게 대답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사람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었다면, 사람들은 말이 더 빨리 달리길 원한다고 대답했을 거다.”

 

- 고객에게 맡겨 놨더라면 세상을 바꿔 놓은 자동차는 절대 개발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의미다. 포드가 정말로 이 말을 했든 안 했든 간에 다른 위대한 선구적 기업가들도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혁신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공통적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본 바와 같이 스티브 잡스는 고객이 왕이라고 인정했지만 제품 개발의 책임자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다. 

“고객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보고 나서 그걸 그대로 제공할 수는 없는 법이다.”

 

언젠가 그는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이 그 물건을 만들 때쯤 고객들은 뭔가 새로운 것을 원할 테니까.”

 

폴라로이드의 창업자 에드윈 랜드 역시 1945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어떤 물건을 만들 가치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그 물건을 만들어서 판매하고선 몇 년간 그 물건이 널리 쓰이고 난 후 그만한 노력을 들일 가치가 있었는지 지켜보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월트 디즈니는 이렇게 말한다. “뭔가를 시작하는 방법은 말은 그만하고 행동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기업가 정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계획은 누구나 짤 수 있다. 하지만 실행되지 않는다면 공상일 뿐이다. 움직이는 것, 행동하는 용기가 미래를 만든다. 기업가 정신의 사례를 통해 본질을 파악하고, “이런 건 할 수 없을 거야.”라는 소소한 의구심을 떨쳐 버리며 “그래, 난 할 수 있어!”라고 외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을 때 꼭 한번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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