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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투자의 새로운 시대를 열다: 열매컴퍼니 김재욱 대표와의 만남

'미술품 투자의 새로운 시대를 열다: 열매컴퍼니 김재욱 대표와의 만남

글. 학생홍보대사 장은빈(학사 20)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울대 경영학과 00학번 김재욱입니다. 저는 2009년에 학교를 졸업한 후 삼정 KPMG에서 회계사로 근무했고, 미국계 사모펀드에서 펀드매니저로 2년 정도 일했습니다. 그 후 간송미술관에서 3년 반 정도 근무했는데, 미술관에 있는 동안 2016년에 창업을 했습니다. 지금은 미술품으로 다양한 미술 금융 사업을 하는 열매컴퍼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추계예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서 예술 창업 관련 수업도 하고 있습니다.

 

2. 간송미술관에서 근무하실 때 미술 금융 사업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아닙니다. 제가 삼정 KPMG에서 일했을 때, 미술품 투자와 관련된 마케팅 보고서를 처음 썼었는데 그때부터 미술 금융 산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그림을 그렸었고 미술대학 입시도 준비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 부모님께서 미술을 반대하셨고, 스스로 잘 그리는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해서 미술 전공을 포기했었습니다. 그래도 그림을 너무 좋아해서 그 이후에도 계속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미술품 투자 관련 마케팅 보고서를 쓰다 보니 ‘미술품의 자산적 가치’에 대해서 많이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미술품이 저에게 단순한 향유의 대상이었다면, 그때부터 제가 바라보는 미술품은 더 나아가 대체 투자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술품 투자와 관련된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미술품의 수익성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 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은 수익성과 환금성이 높고, 동시에 절세 효과도 좋습니다. 한국의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사고팔 때 얻은 이익과 상관없이 비과세되거나, 필요경비가 인정되어 상당히 낮은 세금이 부과된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습니다.

 

3. 대표님께서 회계법인과 사모펀드에서 일하신 경험이 열매컴퍼니를 경영할 때 어떻게 도움이 되었나요?

질문이 반대로 되어야 하는데, 제가 일했던 경험이 도움이 된 것이 아니라 이 일을 하려고 그 일들을 찾아서 했었습니다. 그러니 저의 커리어 패스는 지금의 창업을 위한 10년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정 KPMG에서 일하며 가장 관심이 많았던 세 가지는 미술품 투자, 크라우드 펀딩, 아트펀드였습니다. 이 세 가지를 조합한 형태가 현재의 비즈니스 모형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삼정 KPMG의 대체 투자 자문에서 일하며 다양한 대체 투자 자산들을 검토했었고, 사모펀드에서는 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부분, 투자를 구조화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여기까지는 금융의 경험이었고, 그다음으로 경험한 곳이 미술관이었습니다. 미술관에서 직접 일하며 미술품을 사고파는 과정을 공부하고, 미술계 네트워크를 만들고, 미술품을 보존하고 다루는 방법에 대해 배웠습니다. 그렇게 지금의 사업이 만들어졌습니다.

 

4. 열매컴퍼니는 온라인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어려웠거나 기억에 남는 점이 있으신가요?

지금은 사람들이 미술품 투자가 그렇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체 투자 자산 중에서 이제 미술품이 하나의 영역을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처음에 미술품 공동구매를 시작했을 때는 사람들의 편견에 부딪혔습니다. 미술품 투자를 한다고 하면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펀딩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미술품이 좋은 투자 대상이라는 점과 미술품의 소유권을 분할하여 일반 대중이 투자할 수 있다는 개념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과거에는 사람들에게 탈세나 비자금의 대상이었던 미술품 거래를 하다보니 창업 후 4년 사이에 세무조사를 여러 번 받기도 하였습니다.

 

5. 그렇다면 미술품 투자가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저희는 미술품 ‘투자’에 집중하고 있고,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잘 회수했는가?’, ‘수익률’에 관한 것입니다. 사람들이 미술품에 대해 가진 편견 중 하나는 미술품으로 돈을 번 사람을 주변에서 찾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저희는 이 부분에 집중했습니다. 지금까지 총 168 작품을 조각 투자했는데, 그중 120점 이상을 exit 했습니다. 투자 기간 1년 미만, 평균 수익률 27% 정도로 사실 수익률이 매우 좋습니다. 이러한 기록들을 쌓아가면서 사람들의 인식을 전환하고, 일반 대중들도 미술품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실제로 보여줬습니다.

그 기회들을 계속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술품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은 많지 않습니다. 우리가 전시는 보러 가지만 작품을 직접 사러 가는 것은 상당히 어려워서 저희와 같은 온라인 미술 투자 플랫폼이 등장한 것입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작품을 편하게 보고 구매하거나 접근할 수 있습니다. 대중들이 미술품 투자를 더 많이 할 수 있으려면 그러한 환경이 조성되어야 합니다. 동시에 미술품 투자로 수익을 낸 실적들이 생겨나고, 다양한 방식들이 더 생겨나야 합니다.

 

6. 열매컴퍼니에서 미술품 조각 투자 외에 준비 중인 또 다른 사업이 있나요?

현재 미술품 조각 투자를 투자계약 증권으로 발행하는 일을 준비하고 있고, 미술품 담보 대출, 아트펀드도 준비하며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술품은 어디에서도 담보로 받아주지 않습니다. 유명 미술품은 가격이 잘 하락하지 않는데, 특정 경기상황에서 거래량만 급격하게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거래가 없어지면 유동화가 되지 않고, 아무리 좋은 작품을 구매했어도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이렇게 미술품은 유동화가 안 되는 자산이라는 인식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미술품 담보 대출을 시작했고,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담보 대출로 유동화한 자금이 100억 이상이며, 시장이 침체되지 않도록 계속 미술시장에 유동성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저는 한국에서도 해외처럼 아주 유명한 글로벌 아트펀드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는 미술 ‘산업’이라고 하지 않고 미술 ‘시장’이라고 부릅니다. 시장이 산업화하려면 결국 그 안에 기관의 자금이 존재해야 하는데 대규모의 기관 자금이 공급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펀드가 결정되는 것입니다. 2006년쯤 우리나라 아트펀드가 많이 생겼었으나 2008년 경제 위기로 인해 거의 다 무너졌습니다. 저축은행이 담보 대출 했던 미술품은 가치평가 방식의 부재로 대부분 가격이 0원에 수렴했고, 부실 채권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이후로 지난 10년 동안은 미술품을 유동화할 방법이 거의 없었습니다. 아트펀드가 망가지고 미술품 담보 대출도 불가능해지면서 미술시장은 수년간 경직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그러한 미술시장에 대규모의 자금이 공급되어 미술 산업으로 성장하기를 바라고, 한국에서 큰 규모의 아트펀드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아트펀드를 준비하고 있는데, 아트펀드를 만들려면 실적이 중요합니다. 기존의 아트펀드들의 실적이 대부분 좋지 않고 미술품 가치를 산정하는 수단이 존재하지 않아서 아트펀드가 만들어질 수 없었습니다. 회사에서는 이 부분에 집중하여, 미술품의 가격을 산정하는 솔루션을 만드는 일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과거 거래 데이터에 기반한 미술품 가치 평가 프로그램을 만들고, 전문적인 투자 매니저들을 양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아트펀드를 만들고자 합니다.

 

 

7. 학부생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꼭 하고 싶은 활동은 무엇인가요?

수업을 열심히 들을 것 같습니다! 학교를 열심히 다니고, 동시에 열심히 놀고 싶습니다. 저는 학부생 때 문화 예술 관련 수업들과 같은 좋아하는 수업만 찾아서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학점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정작 경영대 수업들을 놓친 것 같습니다. 열심히 들었던 경영대 수업들은 제가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창업하고 일을 하다 보니 가장 필요하고 유용한 지식이었습니다. 시험을 위해서 읽은 책들과 들은 수업들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수업을 제대로 듣지 않은 것이 아쉬웠고, 많이 후회되었습니다. 학교 수업을 열심히 들으면서 열심히 노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제가 학부생 때 수업을 열심히 들었다면 지금 훨씬 더 사업을 잘하고 있지 않을까, 더 빠르게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8. 마지막으로 경영대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것을 빨리 찾아서, 그것에 집중해서 삶의 방향을 잡고, 이를 이루려는 노력이 있으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내가 무언가를 열심히 하려면 좋아하는 것부터 찾아야 하고, 좋아하지 않는 것을 억지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들 그러한 삶을 살 수 있기를, 좋아하는 일을 일찍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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