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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욱 동문의 인생 이야기

류재욱 동문의 인생 이야기

글. 조희영 학생홍보대사(SMBA 13기)

국내 최대 전략컨설팅펌으로 꼽히는 네모파트너즈를 이끄는 류재욱 동문. 경영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꿈꿔보는 직업인 컨설턴트로서 20년 넘게 활약한 경험담을 비롯해 코로나19 시국에 대한 인사이트, 경영대 후배들에게 전하는 애정 담긴 조언을 들어보았다.

 


현재 네모파트너즈 총괄대표를 맡고 계신 류재욱 대표님께서 걸어온 길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학창 시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이고, 어떻게 네모파트너즈 대표가 되셨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 대학 시절은 민주화 운동 마지막 세대였습니다. 외화를 아껴야 한다고 해외여행을 특별한 목적으로 허가를 받아야만 갈 수 있던 시절이죠. 학교 다닐 때 가장 기억에 남던 일은 최루탄이 도서관까지에 날아들어서 모두 집으로 향하는데, 대중교통이 끊겨서 중앙도서관부터 서울대입구역까지 걸어서 갔는데 그 전체 여정에 전경버스가 쭉 주차해 있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전경버스를 많이 봐서 부정이 탔는지, 경영대학원 시험에 떨어져서 바로 카투사로 입대를 했다가, 제대날짜가 대기업/금융기관 채용 일정과 맞지 않아서 모니터그룹(현재는 딜로이트에 인수)이라는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국내 1세대 전략 컨설턴트가 된 거죠. 거기서 Harvard Faculty 출신인 Founding 파트너 등과 같이 일했는데, 이들의 추천을 받아 미국 하버드 MBA에 진학했습니다.

1999년 여름 인턴으로 홍콩 골드만삭스 IB에서 일했는데, 그때 저보다 앞서 3~4 경력 쌓은 날고 기는 애널리스트들 보고는 이들과 IB에서 경쟁하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와중에, 78~81학번 서울대 선배님들이 같이 사업해보자 하여 '네모파트너즈’를 공동으로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네모란 이름은 '네 명이 모였다'라는 의미에서 지었습니다. 당시에는 ‘사업하다 망하면 취업하면 되지’ 하고 회사의 수익모델이나 비전 등에 대해 별생각이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직접 투자도 하고 투자유치도 해주는 투자회사를 지향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본래 컨설팅 출신이다 보니, 투자 관련 미팅을 했던 고객들이 오히려 이런저런 컨설팅을 해달라고 요청을 하더군요. 당장 cashflow가 필요해서 시작한 컨설팅 프로젝트들이 당시 외국계 컨설팅 반값으로 좋은 결과를 내었고,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고 소문이 나다 보니 컨설팅 사업이 점점 커져서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컨설팅 사업이 커짐에 따라, 당시 사업을 같이 시작했던 선배님들은 외국계 회계펌 파트너, BIO 회사 사장 등등 다른 일로 진로를 바꾸시고, 2005년 경부터 제가 회사를 이어받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네모파트너즈는 국내에서 시작해 전 세계에 지사를 두며 국내 토종 컨설팅업체로서 성공했는데, 해외 컨설팅 회사와는 어떻게 다르고, 어떤 강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네모파트너즈 컨설팅 그룹은 전략, 인사조직, Operation, IT, 교육, 헤드헌팅, 디지털마케팅, 해외진출 지원, E-commerce 진출 지원 등 다양한 전문 컨설팅 법인과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필리핀, 홍콩 등의 해외지사를 포함 약 20여 법인으로 구성되어 있고, 제가 총괄대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네모파트너즈의 최대 장점은 기업의 성장 단계별로 그때그때의 니즈에 맞추어 각 분야 전문가Pool을 활용하여 하이브리드로 팀을 구성할 수 있는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전략 전문가가 신사업 진출 전략을 수립하면, 인사조직 전문가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조직과 업무 프로세스를 설계하고, 성과급 평가보상시스템을 설계합니다. 신사업 추진을 위한 전문인력을 헤드헌팅에서 추천하며, Funding 전문가가 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 유치를 지원하며 M&A 전문가가 국내외 비즈니스 파트너 혹은 인수 대상 회사를 Matching 해줍니다. 위와 같은 다양한 니즈를 One Stop 솔루션으로 제공 가능한 Professional Service는 국내에서 네모파트너즈가 유일한 회사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외국계 컨설팅은 채용 시 실무자가 자기 밑에서 일할 사람을 일차적으로 인터뷰하게 됩니다. 군대 안 간 교포 컨설턴트가 27살이라면 자기 밑에 군대 갔다 오고 대기업 다니고 있는 32살 신입이 오는 걸 선호하지 않습니다. 또, 외국계는 영어 구사 능력이 중요하다 보니 Expat들을 많이 뽑는데, 저는 이들이 한국사회 관계나 재계 이너서클에 끼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는 아무래도 고등학교/대학교 선후배 Network가 매우 중요하죠.

반면 네모는 신입보다는 경력직을 선호합니다. 저희는 산업계 경험이 있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클라이언트들이 한국기업의 Way of doing business와 조직문화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을 선호하기 때문이죠. 또, 외국계가 언어적 스킬과 프레젠터블(presentable)하냐 등을 따지는 반면, 저희는 철저하게 후보자의 장점을 활용하겠다는 시각으로 채용을 합니다. 컨설턴트의 출신도 사업부별로 다양한 산업과 기업, 학교 출신이 많아서 비즈니스 커뮤니티에 대한 접근성이 훨씬 높습니다.

또 해외 사업 진출만 돕는 게 아니라 비즈니스 디벨로핑도 같이 해줍니다. 예를 들면, 진출하는 국가의 신사업도 돕고, 고객도 찾아주고, 같이 합자회사를 만들어보라고 제안하기도 합니다. 스타트업 컨설팅도 합니다. 개발자밖에 없는 회사들이 와서 논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리즈A 펀딩 받을 때부터 컴퍼니 빌딩, 신사업 전략, 사업계획서 작성까지 전부 컨설팅을 제공합니다.

컨설팅업의 장점은 각종 산업의 최신 고급정보를 선점하고 강력한 Business Community Network를 쌓을 수 있으나, 상장 등 cashout이 힘들고 사람 장사라 나이 들어서 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컨설팅 업무 수행의 핵심은 35~45 사이 연령대이고 파트너들은 영업을 해서 매출을 일으키지 못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생산성 떨어지는 고정비용이 되게 됩니다.

이를 극복하고자, M&A나 투자유치를 통한 성공보수, 지분 획득 등 트랜잭션(Transaction)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네모의 경우 평소 30~40개의 고객 대상으로 컨설팅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제껏 2,000 이상의 고객 Base를 구축해 왔습니다. 이러한 고객 Pool을 적극 활용하여 고객사 간 비즈니스를 매칭 해주고, 투자유치나 M&A 등을 알선합니다. 컨설팅을 통해서 고객사 해당 산업 동향과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네모 내부 검토를 통해서 가능성 있다고 생각하는 Deal에 한하여, 오너 혹은 핵심 임원들을 통해서 보안을 유지하면서 신속하게 가능성 타진하고 next step을 밟습니다.

 


경영학도라면 컨설턴트라는 업무에 매력을 느끼는 학생들이 많을 텐데, 오랜 기간 컨설턴트로서 업무를 하시면서 느낀 이 직업의 장단점은 무엇일까요?

장점은 돈을 받으면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새로운 산업과 비즈니스를 접하게 되고 스터디를 계속해야 합니다. 지식을 끊임없이 습득해야 하는 건 컨설턴트의 큰 장점이자 단점이죠. 또 하나는 간접 경험입니다. 회사 중역들과 토론하면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일은 자신이 신입사원, 대리, 과장이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경영 의사결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경영자의 상황에 맞부딪혀서 트레이닝하고 지식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 본인이 창업하거나 대기업에서 고위 임원이 되는 상황을 대비하여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습니다. 의사결정을 위한 보고서 작성 교육도 받으니 평생 써먹을 수 있죠.

다만 컨설턴트는 노동집약적(Labor intensive)인 직업입니다.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뒤처집니다. 또 주니어와 파트너급으로 올라갈 때 각기 다른 스킬셋이 필요합니다. 직급이 높아질수록 영업을 잘해야 합니다. 분석을 잘하고 산업을 깊게 파는 거랑 그 프로젝트를 셀링 하는 건 전혀 다릅니다.

또 하나 단점은 정년이 길지 않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안은 있습니다. 조직에서 팀으로 일하는 건 어려울 수 있지만, 기업 CEO의 자문역할, 전략팀의 외부 코칭 업무 등으로 오래 일할 수 있습니다. 대학원에서 실제 케이스 스터디로 강의도 할 수 있고요. 이 산업에서도 본인이 세일즈를 잘하거나 오래 먹히는 자문형 인재가 되지 않으면 50대 중반 이후 커리어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반 기업 직장인들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이후로 전 세계 경제 산업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표님이 보시는 현재 경기 환경은 어떠한가요?

지금은 승자독식의 시대입니다. 오프라인이 중심이던 시기엔 동네에서 1등부터 4등까지 식당을 해도 살았다면, 배달이 대세인 지금은 1등으로 주문이 몰립니다. 플랫폼 경쟁의 폐해라고 볼 수 있죠. 기술 발달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승자독식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일부 산업으로 선택과 집중으로 몰리고 있고, 나머지는 퇴출되는 시기입니다. '컨틴전시 플랜'으로 버티면 된다는 작전도 쉽지 않을 겁니다. 내년 초중반이면 아마 무너지는 기업이 더 많아질 겁니다.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입니다. 음식점도 홀서빙 대신 배달만 하다 보니 중간에 일하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고, 편의점은 무인 자동화되고 있으며, 여행사/항공사도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나이가 들면서 가장 중요한 건 건강과 경제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경제력이 중요합니다. 학교 다닐 때부터 재테크를 하거나 경제관념, 투자습관 등을 들여야 합니다. 최대한 빨리 재테크를 시작해 경제적 자유를 얻으면 다양한 도전이 가능합니다. 결혼하기 전부터 재테크에 신경 쓰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제가 학교에 다닐 때는 학교에서 주식, 채권 등 재테크에 대한 교육이 없었습니다. 원론적 강의만 들었을 뿐, 모의투자경험 등의 기회도 없었습니다. 재테크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해주시는 분들이 있었다면, 당시 과외로 번 돈 일부만 재테크를 시작했더라도, 저 포함 지금 편하게 살 동문들이 참으로 많았을 텐데, 매우 아쉬운 부분입니다. 지금은 창업 여건도 좋아졌고, 해외취업도 가능하고, 지금 대학생들은 커리어 Option이 매우 많아졌습니다. 후배들에게 100살 기준으로 커리어 및 인생설계에 대한 고민을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고, 자투리 돈을 모아서라도 복리효과를 노리고 직접투자 경험을 쌓으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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