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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경영학 출신 청년 창업가 '온고잉'의 창업 이야기
벤처경영학 출신 청년 창업가 '온고잉'의 창업 이야기
대표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창업이라는 진로를 생각하게 되셨나요?
‘온누리아이코리아’라는 소비재 브랜딩 기업에서 일했던 경험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지금은 매우 성장한 기업이지만 제가 합류한 초기에는 커머스를 제대로 배워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그런데 다행히도 열정적이고 똑똑한 초기 멤버들을 만나서, 함께 매일 밤을 불태우며 빠른 의사결정을 내렸고, 그로 인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경험을 했는데 이를 통해 창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습니다. 그 이유로 첫번째는, “구성원들이 서로 성장을 응원하는 따뜻한 팀을 만드는 게 내 소명”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내가 고객들의 소구점을 찾아내서 물건을 매력적이게 기획하고 팔아내는 일 자체를 무척 좋아하기도 하고 잘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그 일이 너무 재미있어서 브랜드도 8개까지 만들어 보고, 만으로는 24살에 많은 팀원들도 리딩하면서 창업에 대한 생각을 더 굳혀 나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창업 중에서도 소비재 브랜드 창업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물론 앞에서 말씀드린 관련 경험의 영향도 있겠지만, 저는 시장의 흐름을 객관적으로 고려해보면 문과 출신 CEO들이 할 수 있는 사업 중에서는 유통 사업이 제일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자세히 말씀드리면 기술기반 창업을 제외한 사업을 3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봤을 때 다음의 3가지 사업이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영업활동을 해나가는 중심의 소위 ‘장사’라고 표현되는 카페, 음식점 등의 익숙한 사업들, 그리고 두 번째는 서비스 기반의 플랫폼들, 마지막이 물건을 소싱하거나 본인이 직접 제품을 만들어서 브랜딩하고 판매하는 사업입니다.
우선, 첫번째는 BM이 굉장히 간단하지만 초기 투자 비용이 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임대료와 직원 인건비로 적지 않은 고정비를 지출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산업의 분위기 자체도 학술적인 공부를 잘하는 대부분의 서울대 학생들에게는 낯선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거래처부터 미래에 고용하게 될 직원까지 실무현장에 특화된 사람들이 많고, 우리가 여러 지표나 공부를 통해서 운영하기보다 직접 발로 뛰어봐야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안정적인 매출이 나오도록 자동화 구조를 만들어내기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려요.
두 번째, 플랫폼 사업은 이미 10년 전에 거의 모든 영역에 깃발이 꽂혔다고 생각해서 지금 들어갈 기회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모빌리티는 타다, 금융은 토스, 커머스는 소셜 커머스 3사 등 이미 해볼만한 영역은 10년 전 시대의 흐름을 타서 침투했고, 유니콘 기업까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 초기 창업팀이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위메프에 있으면서 느낀 점인데, 플랫폼 기반의 사업은 진입 장벽도 높고 새롭게 배워야 될 분야가 많은 것 같아요. 플랫폼의 핵심 인력은 개발자인데 이들에게 공감하고 동기부여하는 내부 문제부터, 공급/수요 사이드에서 파생되는 모든 부분을 신경 써야 하다 보니까 진짜 어려워요. 뿐만 아니라, 플랫폼 사업의 특성상 현금흐름 창출도 어려워서 사업 초기에는 투자금으로 연명하고 버텨야 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자금 시장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죠.
이와 반대로 세 번째, 브랜드 사업은 시대의 흐름과 딱 맞는 것 같아요. ‘아이템 단’과 ‘산업의 흐름 단’에서 나눠서 말씀드리면, ‘아이템 단’에서는 아직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이 안 된 소비자들이 엄청나게 많아요. 저희가 하고 있는 김부각도 그 중 하나이고, 아직도 시장에 온라인으로 전환되지 않은 많은 물품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산업의 흐름 단’에서는 OEM/ODM 기업 출현으로 인한 제조환경 변화와 퍼포먼스 마케팅의 등장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저 같은 사람도 비교적 적은 돈으로 가설 검증을 진행하며 아이템을 기획 및 판매할 수 있고, 고객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관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브랜드 사업이 미래 전망이나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가장 좋은 창업 섹터라고 생각했어요.
브랜드 사업은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본인만의 핵심역량이나 차별점을 확보하는 게 중요할 것 같은데요. 론칭 4개월만에 월 매출 1억원이라는 급격한 성장을 이뤄낸 ㈜온고잉만의 핵심역량이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우선 저희는 다른 브랜드 사업 경쟁사와 대비해서 제품을 감각 있게 뽑아내는 역량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뷰티/식품/생활용품/의류 등 거의 모든 소비재 카테고리를 접해보면서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제품을 만드는 눈이 생겼고, 제품이 본질적으로 별로라면 아무리 마케팅을 해도 오래가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단순히 마케팅으로 띄운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맛 구현’과 ‘간단한 디자인’에 정말 공을 들이고, 저희 제품을 사랑해주시는 초기 고객을 빠르게 파악해서 그 분들에게 초점을 맞춰 마케팅을 집행하며 충성고객으로 전환을 시켜요.
또, 이미 팬층이 확보된 브랜드의 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돼요. 예를 들어, 부각앤칩 김부각의 경우 기호식품의 특성상 대체재가 많고 목적형 구매보다 충동형 구매를 중심으로 소비되는 상품이므로 고객 이탈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지속적인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포장 디자인을 다르게 하거나 트렌드에 맞추어 ‘글루텐프리’, ‘고단백’ 키워드를 추가하는 등 브랜드 업데이트 작업도 함께 병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업을 해오시면서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대표라면 응당 마주하게 되는 특수한 인간관계가 제일 힘든 것 같아요. 책임자로서의 압박감과,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동료 분들께 아무리 많은 권한과 책임을 부여한다고 해도 대표의 압박감과는 아예 차원이 다른 것 같아요. 대표는 뒤에 아무도 없고, 모든 의사결정에 따른 책임은 내가 져야 합니다. 그리고 매출이 안 나오면 내 탓, 회사가 잘 되면 동료 분들 덕분이죠. 물론 동료 분들과 관계도 좋고 신뢰도 있지만 구조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압박감이 생각보다 크더라구요.
또한, 사업을 한다는 건 결국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행위인데, 그곳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큰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팀원들도 각자 다른 목적을 갖고 모인 사람들이기에 이들의 의사결정을 회사의 방향과 맞추는 소통이 필요하고, 다른 거래처들과 계약을 맺을 때도 마찬가지죠. 애초에 이해관계 자체를 맞추기가 힘든 상황도 있고, 최선을 다해서 신뢰를 표현했는데 알아주지 않거나 오히려 당연시하는 경우 등 상이한 이해관계를 맞춰가는 데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아요. 대표들은 이러한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필연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지만 누구에게도 이야기할 수 없기에 그런 측면에서 종종 외로움도 느끼는 것 같아요.
창업을 꿈꾸는 학부생이 꼭 해봐야 하는 경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주니어 레벨들은 바로 창업을 시작하기보다는, 10명 미만 규모의 초기 스타트업에 들어가서 회사와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한 경험을 쌓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그 경력을 2~3년 정도 쌓아서 본인 사업을 하는 걸 추천합니다. 마인드셋 측면에서, 대기업에서는 내가 뭔가 바꾸고 결과를 내보는 경험을 하기 힘든데, 그 사이클을 빠르게 해볼 수 있다는 경험 자체가 정말 큰 것 같아요. 이 경험자산 없이 사업하면 허공에 칼질하는 느낌이 들 수도 있거든요. 스킬셋 측면에서도, 창업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역량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3개의 커머스/소비재 스타트업을 다니면서 다양한 제품들을 보고 각각의 마케팅 방법론과 트렌드를 빨리 배울 수 있었는데, 이 경험이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벤처경영기업가센터 이야기에는 벤처경영학 재학생 및 졸업생, 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한 창업팀들을 인터뷰하고 청년 창업가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관심있는 분은 snustartup@snu.ac.kr로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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